​세계 최초 '국회 수소충전소' 준공에도 도심 확산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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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길 기자
입력 2019-09-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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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부,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 수소충전소 준공식' 개최

  • 도심 중심부이자 국회 상징성으로 도심 수소충전소 확대 기대

  • 규제·주민반발 등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세계 최초로 국회에 수소충전소가 세워졌다. 서울 도심 중심부이자 국민을 대표하는 입법기관인 국회에 상징적인 수소충전소가 들어서면서 충전소 도심 확대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러나 규제·주민 반발 등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일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 수소충전소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문희상 국회의장, 이낙연 국무총리, 박영선 중기부장관, 이종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 등을 비롯해 국회사무총장, 국회수소경제포럼, 현대차 부회장, 영등포구청장 등 약 250여명의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국회 수소충전소 준공이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수소차와 수소경제를 본격적으로 활성화하기 위해 수소충전소는 꼭 필요한 핵심 인프라이지만 그간 각종 규제와 안전에 대한 불안감에 따른 주민 반발 등으로 건립에 어려움이 적지 않다.

국회 수소충전소는 산업부의 규제샌드박스 1호로 추진된 사업이다. 상업지역에 속하는 국회 부지에 대해 실증특례를 허용, 입지제한 및 도시계획시설 지정 없이 국유지 임대를 통해 충전소 설치가 승인된 사례다.

여의도 국회대로변에 위치해 사용자 접근성을 확보했으며 연중무휴로 운영, 사용 편의성을 크게 개선했다. 특히 산업부는 시공·관리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기준에 따라 도심 한가운데에 수소충전소를 구축,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안전성을 검증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국회충전소를 마중물로 삼아, 충전소 등 인프라를 조기에 확충하는 ‘수소충전소 구축방안’을 9월말까지 수립·발표할 예정"이라며 "현재 서울 3개, 전국 29개의 충전소가 운영 중으로 2022년 310기, 2040년 1200기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상징성이 큰 국회 수소충전소를 바탕으로 수소경제 활성화에 속도를 더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와 함께 산업부는 국회 수소충전소 준공식 직후 서울에서 수소택시 시범사업을 개시했다.

올해는 삼환운수, 시티택시 등 2개의 택시업체에서 각 5대씩 10대가 서울시내 도로를 누비고 2022년 말까지 총 20대의 수소택시를 일반 택시와 같이 운행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약 4년간 최대 약 80만명 이상의 서울 시민이 수소택시를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수소택시를 실도로에서 16만km 이상 운행해 수소전기차 핵심부품의 내구성 및 성능을 검증·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이날 준공식에서 "정부는 지난 1월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각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고 있다"라며 "이번 국회충전소가 대표적 성과의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수소택시는 '달리는 공기청정기'로서 도심 미세먼지 저감과 함께, 수소전기차 확산 및 산업 육성에 기여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이런 핑크빛 전망에도 수소충전소 도심 확산이 잘될까라는 의심의 눈초리도 적지 않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초 용산구 원효로 옛 서비스센터 부지에 수소충전소 건립을 추진했다. 그러나 충전소 건립은 무산됐다.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용산구청이 인근에 어린이 집이 있어 현행법상 어렵다는 이유로 허가를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땅한 부지 찾기가 쉽지 않는 것이다. 어렵게 부지를 찾아도 도심지는 비싼 땅값으로 건립·운영 비용이 외곽에 비해 훨씬 많이든다.

특히 어려운 문제는 주민 반발이다.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민원이 심할 경우 착공 이후에도 건립이 어려울 수도 있다.

충전소 건립 예정지 인근 주민은 "도심권인 이 곳으로 수소 버스나 수소차들이 충전을 하러 오면 교통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며 "수소연료를 충전소로 실어다 주는 튜브 트레일러 차량들이 늘어날텐데 만약의 교통사고나 유출에 대한 우려로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국회 수소충전소 준공식' 참석자들이 준공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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