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이정옥 신임 장관 "국민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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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19-09-0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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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 9일 이정옥 신임 여가부 장관 임명안 재가

  • "여가부, 포용사회 실현 위한 핵심 부처...국민 성원 부탁"


이정옥(64) 신임 여성가족부 장관이 9일 취임일성으로 "국민 상호간에 다름을 인정하고 공존을 모색하는 '열린 공동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여가부는 성평등 정책 추진체계를 전담하는 부처로서 숨 가쁘게 달려왔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보다 많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평등 문화 확산과 사회발전을 향해 나아가야 할 때"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 장관을 포함한 6명 장관 및 정부 위원장급 인사의 임명안을 재가했다. 이 장관의 임기는 이날 0시부터 시작됐다.

이 장관은 국민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돌봄이 존중받고 다양한 가족이 어울리는 포용사회에 대한 정책적 지원 △청소년이 주인이 되는 정책 추진 △성차별 구조 및 문화 개선 △여성 인권 및 평화 가치 확산 등 총 4가지의 정책 목표를 제시했다.

이 장관은 우선 안전한 '돌봄' 환경 조성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돌봄이 존중받고 다양한 가족들이 어울리는 포용사회를 만들겠다"며 "그간 정부는 미혼모·부, 한부모, 다문화 가족 등 취약 가족에 대한 복지 차원의 지원을 확대해 왔다. 부족한 지원을 확대할 뿐만 아니라 변화하는 가족의 역할, 삶, 미래에 대해 선제적으로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정옥 신임 여성가족부 장관. [사진=청와대]


이어 "돌봄의 가치가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문화 조성에 힘쓰고, 돌봄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공동체와 국가의 손길이 닿을 수 있도록 촘촘한 시스템을 만들겠다"면서 "지역공동체 회복의 기반이 되는 가족센터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다양한 마을 공동체의 돌봄 활동을 발굴·확산하겠다"고 주장했다.

또 "이를 통해 자기 돌봄은 물론 상호 돌봄과 사회 돌봄까지 모든 영역에서 돌봄이 선 순환하는 협동 공동체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다문화가족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 이 장관은 "다문화가족이 우리사회에서 주도적인 사회참여활동을 할 수 있도록 결혼이민자의 사회참여 및 자립 욕구에 부응하는 정책을 확대하고, 다문화 가족의 자녀가 글로벌 역량을 가진 미래 인재로 자긍심을 갖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이 장관은 또 청소년의 정책 활동 참여에 대해서도 짚었다. 그는 "청소년이 행복하게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청소년이 주인이 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청소년이 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참여 채널을 다양화하고, 청소년들이 창의적이고 민주시민의식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청소년활동 지원 제도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역설했다.

동시에 "지역 사회에서 청소년이 창의적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적극 지원하고, 청소년시설 및 공간도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재정비하겠다"며 "지역 중심의 '청소년안전망팀'을 새로이 구축하고, 청소년들이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지 않고 경험과 도전을 할 수 있도록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나가겠다"고 했다.

이 장관은 성차별 구조 및 문화 개선과 관련해서는 "최근 청년층에서 나타나고 있는 성별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청년세대가 경험한 성차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청년들이 주도하고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펼쳐나가겠다"고 전했다.

더불어 사회 각 영역에서의 성평등 실현을 위한 국가 성평등 지수를 전면 개편하겠다며 "우리 사회의 여성들이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성평등한 일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이를 위해 공공부문과 민간영역에서 성별다양성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고, 일하는 방식과 환경을 개선하여 경력단절 예방을 강화하겠다"고 피력했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장관은 끝으로 여성 인권 및 평화 가치 확산에 대해서는 일제강점기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관련 여가부 사업을 언급했다. 그는 "2020년은 유엔 안보리결의 1325호 채택 20주년이자, 북경 여성대회 25주년, 그리고 지속가능한 발전(SDGs)목표가 설정된 지 5년이 겹쳐지는 특별한 해"라면서 "이 국면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해 우리의 목소리가 국제사회에서 공감과 협력을 얻을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는 전시 여성 성폭력과 보편적 여성인권의 문제"라며 "여성 인권유린의 역사적 진실이 전 세계에 뚜렷이 기억될 수 있도록 기념사업을 내실 있게 추진하겠다"고 짚었다.

동시에 이 장관은 최근 우리 사회 화두로 떠오른 여러 여성폭력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이 장관은 "여성 인권과 평화의 가치가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국민 어느 누구도 여성폭력의 피해로 인해 고통 받지 않도록 대책을 면밀히 점검하여 사각지대 없는 피해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온·오프라인을 통해 폭력적인 상황에 노출되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여성폭력방지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여성폭력방지위원회를 운영하여 정책 대응을 체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올해 12월에 특수법인으로 출범하는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을 중심으로 성폭력·가정폭력·성매매·디지털성범죄 등 여성폭력 피해자 보호 및 지원을 위한 든든한 종합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주장했다.

여가부 산하기관인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은 그간 민간재단 형태로 여성 폭력 피해자를 지원해왔지만, 안정적이고 전문적인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을 위해 올해 말 특수법인으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다.
 
이 장관은 끝으로 "여가부는 포용사회 실현을 위한 핵심 부처"라며 "국민 여러분께서도 작지만 큰 부처인 여가부에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 장관 후보자는 전북 전주여고 출신으로 서울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사회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대구가톨릭대 사회과학대학 학장, 여성평화외교 포럼 공동대표, 국방부 양성평등위원회 민간위원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다음은 이정옥 여가부 장관의 취임사 전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이정옥 신임 여가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여성가족부 직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신임 여성가족부장관 이정옥입니다.

저는 늘 경계 넘기를 해왔습니다. 지구화의 빠른 흐름으로 국경을 넘기를 수없이 반복했고 연구 영역도 시대에 따라 변화해 왔습니다. 경계 넘기가 잦을수록 맥락을 통해 사건의 의미를 이해하려는 입장을 견지해왔습니다. 제 학문의 출발점이었던 페르낭 브로델의 가르침대로 시간적으로 길게, 공간적으로 넓게 보려는 입장을 지켜왔습니다. 표면의 변화는 파도의 포말과 같지만 심층의 구조는 장기지속적이라는 것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이제 새로운 경계를 넘었습니다.

저의 경계 넘기의 경험이 여성가족부의 성격과 비슷한 점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여성가족부 장관이라는 중책을 맡게 되어 무한한 영광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여성가족부는 다른 부처와 다릅니다.
첫째, 여성가족부는 말 그대로 여성과 가족, 청소년이 대상이 되는 부처입니다. 다른 부처가 기능적 차원으로 명명된 데 비해 대상으로 호명되는 부처입니다. 여성과 가족, 청소년은 실은 전 국민을 망라합니다. 부처의 명칭이 대상으로 명명되고 있기 때문에 해당 대상의 문제가 생기면 바로 여성가족부를 떠올리게 됩니다. 주어진 자원의 한계 속에서 항상 손을 내밀어 주어야하는 부처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여성가족부는 기능을 담당하는 타 부서와 협력과 공조가 필수적입니다. 저 뿐만 아니라 여성가족부 직원 여러분은 누구보다 업무의 설명책임, 소통, 총괄 조정의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정부 8개 부처에 양성평등 전담부서가 신설됨으로써, 여성가족부가 범정부 차원에서 총괄 조정 역량을 발휘할 때입니다. 범정부 차원 뿐 아니라 지역 현장과의 연계에 대한 요구도 높습니다.

셋째, 여성가족부의 업무는 다차원적이며 복합적입니다. 다양한 가족에 대한 지원, 성희롱·성폭력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처벌 강화, 성평등 문화와 가치 확산 정책 추진체계 마련이라는 복합성과 다차원성을 포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관으로서 다양한 차원의 총괄 조정의 임무를 감당하는 한편 무엇보다 국민과 소통하며 모든 국민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헌신하는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여성가족부는 사회적 약자의 삶을 돌보는 동시에 미래 지향적 성격도 지니고 있습니다. 이렇게 복합적이고 다차원적인 업무를 묵묵히 그리고 성실하게 수행해 오신 여성가족부 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이제 한국 사회는 그간 압축적인 경제 발전과 정치 발전의 차원을 넘어 사회발전을 돌아보지 않으면 안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여성가족부는 성평등 정책 추진체계를 전담하는 부처로서 숨 가쁘게 달려왔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보다 많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평등 문화 확산과 사회발전을 향해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앞으로 여성가족부는 국민 상호간에 다름을 인정하고 공존을 모색하는‘열린 공동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첫째, 돌봄이 존중받고 다양한 가족들이 어울리는 포용사회를 만들겠습니다.

그간 정부는 미혼모·부, 한부모, 다문화 가족 등 취약 가족에 대한 복지 차원의 지원을 확대해 왔습니다. 부족한 지원을 확대할 뿐만 아니라 변화하는 가족의 역할, 삶, 미래에 대해 선제적으로 준비해 나가겠습니다.

돌봄의 가치가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문화 조성에 힘쓰고, 돌봄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공동체와 국가의 손길이 닿을 수 있도록 촘촘한 시스템을 만들겠습니다. 지역공동체 회복의 기반이 되는 가족센터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다양한 마을 공동체의 돌봄 활동을 발굴·확산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자기 돌봄은 물론 상호 돌봄과 사회 돌봄까지 모든 영역에서 돌봄이 선 순환하는 협동 공동체를 만들어나가겠습니다.

다문화가족이 우리사회에서 주도적인 사회참여활동을 할 수 있도록 결혼이민자의 사회참여 및 자립 욕구에 부응하는 정책을 확대하고, 다문화 가족의 자녀가 글로벌 역량을 가진 미래 인재로 자긍심을 갖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둘째, 청소년이 행복하게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청소년이 주인이 되는 정책을 추진하겠습니다.

청소년이 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참여 채널을 다양화하고, 청소년들이 창의적이고 민주시민의식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청소년활동 지원 제도를 전면 개편하겠습니다. 지역 사회에서 청소년이 창의적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적극 지원하고, 청소년시설 및 공간도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재정비하겠습니다.

지역 중심의“청소년안전망팀”을 새로이 구축하고, 청소년들이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지 않고 경험과 도전을 할 수 있도록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나가겠습니다.

셋째, 국민적 공감대를 얻는 진정한 성평등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성차별 구조와 문화를 개선하겠습니다.

지역사회의 성평등 교육·문화 확산을 위한 지역 거점기관을 강화하고, 생애주기별로 양성평등 교육을 체계화하여 성평등한 사회를 위한 기초를 단단히 다지도록 하겠습니다. 성주류화제도를 혁신하여 각 부처의 성인지 정책에 대한 성과 관리를 강화하고, 사회 각 영역에서의 성평등 실현을 위한 국가 성평등 지수를 전면 개편하겠습니다.

최근 청년층에서 나타나고 있는 성별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청년세대가 경험한 성차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청년들이 주도하고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펼쳐나가겠습니다.

우리 사회의 여성들이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성평등한 일터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이를 위해 공공부문과 민간영역에서 성별다양성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고, 일하는 방식과 환경을 개선하여 경력단절 예방을 강화하겠습니다.

넷째, 여성 인권과 평화의 가치가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국민 어느 누구도 여성폭력의 피해로 인해 고통 받지 않도록 대책을 면밀히 점검하여 사각지대 없는 피해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특히 온·오프라인을 통해 폭력적인 상황에 노출되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여성폭력방지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여성폭력방지위원회를 운영하여 정책 대응을 체계화하겠습니다. 올해 12월에 특수법인으로 출범하는‘한국여성인권진흥원’을 중심으로 성폭력·가정폭력·성매매·디지털성범죄 등 여성폭력 피해자 보호 및 지원을 위한 든든한 종합적 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2020년은 유엔 안보리결의 1325호 채택 20주년이자, 북경 여성대회 25주년, 그리고 지속가능한 발전(SDGs)목표가 설정된 지 5년이 겹쳐지는 특별한 해입니다. 이 국면에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해 우리의 목소리가 국제사회에서 공감과 협력을 얻을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일본군‘위안부’ 피해는 전시 여성 성폭력과 보편적 여성인권의 문제입니다. ‘여성 인권유린의 역사적 진실’이 전 세계에 뚜렷이 기억될 수 있도록 기념사업을 내실 있게 추진하겠습니다.

저는 평소‘더디 가도 함께 간다’를 늘 가슴에 새겨왔습니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진정한 사회문화 혁신의 밑거름이 될 수 있습니다. 여성가족부는 포용사회 실현을 위한 핵심 부처입니다. 시대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좀 더디더라도 여성가족부 가족 모두가 한마음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국민 모두가 행복하고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여성가족부 직원 여러분께선 따뜻한 가족애와 든든한 동지애로 함께 힘을 합쳐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국민여러분께서도 작지만 큰 부처인 여성가족부에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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