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격화하는 홍콩 시위...경찰, 시위대에 첫 실탄 경고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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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08-26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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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날 열흘 만에 깨진 홍콩 평화시위...화염병·최루탄 등장

  • 경찰, 실탄 경고사격… 물대포 차량도 처음 등장해 강경 진압

  • 中 "중앙정부·인민해방군 홍콩 주둔군 개입 가능성" 시사

'범죄인 인도법안(일명 송환법)' 반대한 시민들이 들고 일어나 시작된 홍콩 주말 시위가 열흘 만에 또다시 폭력 양상을 보이면서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25일 홍콩 경찰이 처음으로 실탄을 사용한 경고 사격을 하면서 중국 당국의 홍콩 시위 사태에 대한 무력 진압 가능성이 날로 대두되고 있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밤 8시(현지시간)경 츤완 사추이에서 시위대와 경찰 간 격렬한 충돌이 이어졌다.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각목 등을 이용해 공격하자 일부 경찰들이 권총을 꺼내 경고 사격을 했다. 홍콩 공영방송 RTHK도 "제복을 입은 경찰이 하늘을 향해 총을 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보도했다.

홍콩 경찰 관계자는 "우리 동료 경찰이 시위대에 쫓기면서 생명에 위협을 느꼈다"면서 "시위대가 쇠몽둥이를 휘두르며 저항했다"며 발포 사실을 시인했다. 이번 홍콩 시위 과정에서 경찰이 발포했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날 오후 폭우 속에 홍콩 시민 수 천명이 시위 장소로 모여 가두행진을 시작했다. 예정된 행진에서 이탈해 승인되지 않은 경로로 진입하던 일부 시위대는 대기 중이던 경찰과 맞닥뜨리자 도로에 세워진 방호벽과 공사용 대나무 장대를 가져다가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화염병과 벽돌을 경찰에 향해 던졌다. 이에 맞서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강제 진압에 나섰다.

최루탄으로 시위대를 해산시키지 못하자 경찰은 물대포차 2대를 동원했다. SCMP에 따르면 홍콩 경찰 대변인은 지난 3개월 동안의 시위에서 물대포가 사용된 건 처음이라고 밝혔다. 
 

25일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격렬해지자 일부 경찰들이 권총을 꺼내 경고 사격을 했다. [사진=로이터]

이날 시위가 날로 격렬되면서 중국의 개입에 대한 우려도 다시 커지고 있다. 

26일 새벽 홍콩특별행정구 대변인은 긴급 성명을 통해 "시위대의 폭력 행위가 갈수록 도가 지나치고 있다"면서 "이들은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마지노선에 도전하고 홍콩의 법치와 질서를 짓밟으며 홍콩 시민의 안전을 위협해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 대변인은 "홍콩 사회가 폭력에 반대하고 사회질서를 회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24일 마리아 탐 홍콩특별행정구기본법위원회 부위원장도 "일국양제와 고도의 자치가 전면적으로 실현되고 있다"면서 "또 각종 자유와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홍콩 시위가 계속 격화되면 중국 중앙정부가 직접 개입할 수 있다"며 중국군 무력 개입을 시사했다.

한편, 홍콩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재야단체연합인 민간인권전선은 31일 오후 3시부터 도심인 차터가든에서 대규모 시위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날은 중국 정부가 홍콩 행정장관의 간접선거제를 결정한 지 5년째 되는 날이다. 시위 양상에 따라 홍콩 시위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4일 홍콩 응아우타우콕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대와 이를 진압하려는 경찰이 충돌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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