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야기] "제철단지가 올림픽공원으로" 저비용·친환경 올림픽 꿈꾸는 베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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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9-08-2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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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마다 시커먼 연기를 뿜어내던 제철 산업단지가 거대한 공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겨울스포츠 공원'으로 탈바꿈 중인 중국 베이징 소재 대형 제철기업 서우강(首鋼) 이야기다.

1919년 설립된 중국 100년 전통의 서우강그룹은 중국 국유 제철기업이다. 베이징 중심부에서 서쪽으로 20㎞ 가량 떨어진 스징산 부근에 위치한 서우강 제철단지는 연간 철강 생산량 3000만톤을 자랑하는, 그야말로 중국 산업화의 상징적인 곳이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중국의 경제구조 조정 과정에서 환경오염이 심한 업종을 베이징 밖으로 이전하면서, 이곳에 위치해있던 제철단지도 인근 허베이성으로 옮겨졌다. 지난 2010년 12월, 스징산 제철단지의 마지막 용광로 불꽃도 꺼졌다.

텅텅 빈 제철단지 곳곳엔 고로, 냉각탑, 철골 구조물이 흉물처럼 남아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곧바로 철거되지 않았다. 중국은 대신 이 거대한 제철단지를 올림픽 공원으로 개조시키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과거 철광석이 잔뜩 쌓여있던 보관창고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사무동으로 탈바꿈했다. 곳곳의 노후공장 작업장은 개조돼 쇼트트랙, 피겨스케이팅, 컬링, 아이스하키 종목이 개최되는 경기장, 혹은 국가대표 선수 훈련기지로 '변신' 중이다. 이곳에 새로 설치되는 스키점프 경기장은 올림픽 이후에도 철거되지 않고 계속해서 재활용될 예정이다.

중국은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 이념으로 녹색·공유·개방·청렴, 네 가지를 강조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특히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최 준비 과정에서 친환경적 설계와 엄격한 예산관리, 개최비용 절감을 강조하며 “'눈'처럼 깨끗하게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8년 베이징 하계 올림픽 때 수영 경기장이었던 수이리팡(水立方)은 컬링 경기장으로, 농구 경기장으로 사용됐던 우커쑹체육관 바닥은 얼려 아이스하키 경기장으로, 그리고 개·폐막식장이었던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 일명 냐오차오(鳥巢)는 2022년 동계올림픽 개·폐막식 장소로 '재활용'된다.

사실 2018년 평창올림픽도 돈을 아낀 저비용·친환경 올림픽을 지향했다. 개·폐회식 예산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10분의 1 수준인 600억원까지 줄였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1715억원)보다도 적은 예산이었다. 하지만 올림픽 개최가 1년 반이 지난 현재 평창 알파인 센터 등 동계올림픽 유휴시설은 사후 활용방안이 여전히 부재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평창으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은 베이징이 과연 평창이 못 다 이룬 저비용·친환경올림픽의 꿈을 실현할지 기대해본다.
 

베이징 서우강 제철단지에 흉물처럼 남아있는 철골구조물. [사진=베이징(중국)배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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