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영업은 잘 듣는 것부터···유지율에 목숨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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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9-08-2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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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한섭 KB생명 명예이사, 민원 제로·유지율 100% 육박

툭하면 보험계약이 깨지고 고객 민원이 쇄도하는 곳이 보험시장이다. 대형사인 삼성·한화생명의 13회차 계약 유지율(지난해 기준)은 81% 수준이다. 중소형 보험사는 대부분 80%를 하회한다. 5명이 보험을 계약하면 그 중 한 명은 1년 안에 보험을 해지한다는 의미다.

이 같은 시장에서 8년 동안 일하며 13회차 계약 유지율이 99.99%에 이르는 설계사가 있다. 김한섭 KB생명보험 명예이사(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저는 유지율에 목숨을 겁니다. 그래서 유지율이 99.99%인 것도 사실 좋아하지 않습니다. 100%가 아니니까요. 제가 KB생명을 8년 동안 지킨 건, 제 고객의 계약을 고아계약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죠"
 

[사진=KB생명]

그렇다고 유지율 관리를 위해 신규 계약이 얼마 없는 것도 아니다. 김 이사는 보험영업을 시작하고서 이듬해인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단 한 번도 회사에서 실적 1등을 놓치지 않았다. 이 기간 KB생명 최고의 설계사에게 주어지는 연도대상 역시 그의 차지였다.

그 결과 KB생명의 첫 명예이사로 선임됐다. KB생명은 올해부터 명예이사 제도를 시행했다. 내부적인 기준을 충족하는 설계사에게 명예이사의 직위를 부여하는 것이 골자다. 3년 이상 연도대상을 받는 등 기준이 매우 엄격하다. 현재 KB생명 전속설계사 380여명(3월 말 기준) 중 해당 기준을 충족해 명예이사에 오른 것은 김 이사 뿐이다.

김 이사는 생보업계 전체에서도 손에 꼽을 만한 설계사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전국 11만 설계사 중 매년 300명에게만 주어지는 '골든 펠로우'로 3년(2017~2019년) 연속 선정됐다. 골든 펠로우 선정이 2017년부터 시작됐음을 감안하면 수상의 영예를 놓친 적이 없는 셈이다. 2017년과 지난해 연속 골든 펠로우 설계사로 인증 받은 설계사는 146명에 불과하다.

"연도대상은 1년만 잘하면 받을 수 있지만, 골든 펠로우는 3년 동안 한 보험사에서 꾸준히 근무해야 받을 수 있습니다. 3년 연속해서 받게 되서 개인적으로 자랑스럽습니다"

개인적으로 남부러울 것 없는 성과를 내는 김 이사는 회사의 설계사 조직이 걱정스럽다고 털어놨다. KB생명은 2014년 계열사 KB카드의 고객 정보 유출 사건으로 덩달아 설계사 조직에 타격을 입었다. 2013년 말 1200여명을 넘었던 KB생명의 설계사는 2014년 400명으로 크게 줄었다. 이후 설계사 조직을 계속 강화하고 있으나 쉽사리 회복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같이 일하는 동료 설계사들이 기운이 많이 빠진 것 같아 걱정스럽다. 제가 봤을 때 지금 남아있는 설계사 동료들은 정말 열심히 일하는 친구다. 이들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회사가 많이 도와주면 좋겠다"

김 이사는 보험영업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전화를 많이 걸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최소 한 달에 3300분(55시간) 이상을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하는데 투자한다고 말했다.

"고객이 바쁘지 않을 편한 시간에 전화를 해서 그 분의 이야기를 많이 들으려고 노력합니다. 설계사라면 상품 준비나 이런 걸 많이 해서 고객에게 말을 많이 해야 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보험영업을 잘 하려면 다른 것보다 우선 고객이 말하는 걸 잘 듣는게 중요합니다"

그는 설계사들이 어깨를 피고 다녔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설계사들이 필요 이상으로 스스로를 상대방보다 낮추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또 그들이 하는 보험영업이 고객에게 큰 도움을 주는 일이라는 생각에서다.

"일적으로 의사 같이 누구나 인정하는 성공한 사람도 많이 만나는데 오히려 그 분들은 저를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부러워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같이 일하는 설계사들은 스스로를 낮추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분들이 자신이 하는 일을 낮추지 않고 어깨를 피고 다니게 다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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