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아시아나항공 인수 참여...진정성 VS 판 흐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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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 기자
입력 2019-08-2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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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금조달력 의문...델타항공 우군 만들기 포석 가능성도

[데일리동방] 아시아나항공 인수 참여를 공식화한 KCGI 행보에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진정성 있는 행동이라는 주장도 있는 반면 한진칼 지분확보 후 델타항공의 등장으로 수세에 몰리자 다른 전략을 취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참여로 가격 부담을 높여 통매각이 아닌 분리매각 유도, 궁극적으로는 대한항공 가치를 부각시키려는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KCGI가 한진칼 지분을 늘리고 있는 델타항공을 우군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강성부 KCGI 대표]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토종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했다. 강성부 KCGI 대표도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이전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수합병(M&A)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그 어떤 M&A 거래보다도 복잡하다”며 “단순 가격 책정뿐만 아니라 항공법을 고려한 자금조달 출처부터 한진칼, 델타항공 등 KCGI와 연관된 모든 변수를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KCGI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성공과 실패와 상관없이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KCGI는 여타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내달 3일 인수 의향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다만 어떤 기업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컨소시엄 구성을 결정한 이유는 단연 자금조달력 한계가 꼽힌다. 한편으로는 금호산업과 산업은행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은 재무적 투자자(FI)보다 전략적 투자자(SI)를 선호하고 있다. 국적 대형항공사(FSC)인 만큼 사업 안정화가 우선인 탓이다.

외국계 자본이 포함되면 항공법 위반 여부도 검토해야 한다. 주채권단 측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두는 부분이다. 강성부 KCGI 대표는 “국내외 기업 모두 가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외국계 자본 등이 포함되더라도 채권단이 꺼릴만한 수준의 카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시장 참여자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KCGI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목적이다. 강성부 대표는 국내 항공업의 위기를 언급하며 경쟁을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KCGI는 한진칼 2대주주로 경영진 능력과 기업의 경영효율성 부족 등을 지적하고 있다. 양대 항공사가 KCGI를 통해 경영 정상화와 주주가치 극대화를 이룰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KCGI가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능성을 점치는 이들은 많지 않다. 기업 참여도가 낮은데다 외국계 자본 등도 제한되면서 손을 잡을 수 있는 주체 풀(pool)이 적기 때문이다.

설령 인수에 실패하더라도 KCGI는 ‘행동주의’로서 인지도가 높아지는 등 얻는 것도 있다. 흥행 실패 시 통매각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매각주체도 분리매각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항공업황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가 아니더라도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어떤 방안으로든 마무리되면 경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질 것”이라며 “업계 전반 긍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대한항공에 대한 투자심리도 살아난다면 한진칼 지분을 늘리고 있는 델타항공이 KCGI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누구의 편도 아니라며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델타항공이 내년 주주총회에서 KCGI의 의견을 적극 수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KCGI가 ‘행동’하는 자체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한편 KCGI는 국내 수 곳의 SI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그룹들도 투자설명서(IM)를 수령하고 검토 중이다. 대부분 함구령이 내려진 가운데 예비입찰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주체들의 등장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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