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 R의 공포] 규제 완화ㆍ수입처 다변화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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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득균 기자
입력 2019-08-19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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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장ㆍ단기 금리 역전에 패닉… 침체 이어질 경우 직격탄

  • 日수출규제는 기회… 기업 상생기틀 마련ㆍ국산화 나서야

경제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갈등이 촉발한 불확실성과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장·단기 금리 역전과 금리 하락세로 이어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해선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고 수입다변화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한국경제를 둘러싼 불안요인이 확대되고 있다.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넘어야 할 산은 수두룩하다. 미국 장·단기 국채금리가 역전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진 데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한·일 경제전쟁으로 비화했기 때문이다.

장·단기 채권금리 역전은 통상 경기침체의 전조로 받아들여진다. 이렇듯 불확실성 심화로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이대로 가면 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가능성도 높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갈등이 촉발한 불확실성과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장·단기 금리 역전과 금리 하락세로 이어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해선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고 수입다변화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장·단기 금리 역전이 장래의 경기에 대한 약화와 정책 불신의 방증이란 점에선 당분간 글로벌 증시 악화는 일정수준 불가피하다"며 "현상의 본질을 살펴 다시금 시장 활로를 모색하는 것이 현 장세의 난맥상을 타개하는 해법"이라고 진단했다.

역사적으로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경우 어김없이 경기 침체가 찾아왔다는 점이 공포를 자극하고 있다. 돈을 오래 빌려주는 장기채권 금리는 위험부담이 큰 만큼 단기채권보다 높은 게 일반적이다. 반대로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높아지는 역전 현상은 경기침체의 전조증상으로 인식된다.

장기물 금리가 단기물보다 낮아졌다는 건 그만큼 시장이 미래 투자자금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면 그 이후에는 늘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2년물과 10년물 국채 금리 역전 후 1년 반 전후로 경제침체가 이어지는 시나리오의 과거 적중률이 높았다"며 "이번 금리역전 현상을 경기 침체의 전조라고 보지 않더라도 경기 둔화 징후인 것은 확실한 것 같다"고 전했다. 금리 역전 자체가 경기침체를 이끄는 원인은 아니지만 현재의 장기 금리 하락은 주요 중앙은행의 정책 방향 선회 때문이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경기 둔화는 한국경제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하방요인이다. 미국발(發) 글로벌 경기침체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수출 중심의 한국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이미 세계적인 무역분쟁과 지정학적 위험의 여파로 취약해져 있는 각국 경제에 이번 금리역전 현상이 위험을 더할 거란 우려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일본의 수출규제도 우리 경제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아직 실물지표 부분에서 크게 나타나지는 않지만 불확실성이 경제 심리를 위축시키고 경기 회복에 제약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일본의 백색리스트 제외가 한국에는 국산화와 다변화의 좋은 기회"라며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다. 이번 기회에 우리나라는 중소기업의 소재와 부품을 국산화하고 교역을 확대하는 다변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가 일본에서 수입한 금액은 60조원인 반면 수출한 금액은 30조원이다. 특히 일본에서 수입한 금액의 56%인 30조원이 부품·소재산업이다. 이번 기회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기틀을 마련하고, 국산화와 수입처다변화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국경제의 어려움은 경기순환적 요인보다 구조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규제개혁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경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들린다.

이와 함께 신성장 동력 발굴, 고부가가치 산업 같은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필요성이 뒤따른다. 현재 주력 산업을 대체하기 위한 신산업으로의 전환에서 발생하는 실직, 교육에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여기서 잠깐> R의 공포란 통상 채권금리는 기간이 길수록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금리가 높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앞으로 경제 상황을 부정적으로 볼 때 장·단기 금리차가 줄고 역전 현상이 일어난다. 이에 'R(Reccesion·경기침체)의 공포'라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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