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 칼럼] 한.미.일 관계 '빅체인지'에 대비하라

박종철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입력 : 2019-08-14 05:00

[박종철 석좌연구위원] 



광복 후 74년이 지난 지금 한국은 산업화·민주화·정보화를 달성하였고, 음악·영화·음식을 망라한 한류가 세계를 열광시키고 있다. 한국이 동아시아 변방의 이름 모를 국가에서 세계 10위권의 국가로 우뚝 선 것이다.

냉전시대에 우리가 이룩한 성과의 국제적 바탕은 한.미.일의 전략적 공생관계였다. 이런 틀을 만든 것은 미.일 샌프란시스코 조약과 한.미 상호방위조약, 한.일협정이었다. 미.일 샌프란시스코 조약은 태평양전쟁을 종결하였으나 냉전으로 인해 일본 군국주의 유산을 완전히 청산하지 못하고 서둘러 미.일 동맹을 형성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한.미 상호방위조약은 한반도에서 전쟁재발을 방지하고 아시아에서 미국의 패권적 지위를 보장하는 데 기여하였다. 한.일협정은 역사문제를 불완전하게 봉합하는 대신, 미래를 위한 경제협력에 역점을 두었다.

한.미.일 협력구도를 만드는데 있어서 미국이 주도적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다. 미국은 동아시아에서 공산주의세력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 한.미 동맹과 미.일 동맹의 축을 만들었다. 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안보 우산하에 간접적으로 연결되었다.

또한 미국은 한.미.일의 경제적 분업구조를 만드는데 공을 들였다. 미국은 한.일 국교정상화에 의해 미국의 두 동맹이 과거를 딛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기를 희망하였다. 미국의 의도대로 한.일 국교정상화에 의해서 한미동맹과 미.일 동맹이 외교적, 경제적으로 연결되는 구도가 완성되었다. 미국은 동맹관리와 자유무역에 의해 한미일 삼각구도를 관리하였다.

한국은 일본의 차관과 투자, 그리고 미국의 차관을 바탕으로 수출산업을 발전시키고 미국 시장에 상품을 수출하여 압축적으로 경제성장을 달성하였다. 한.미.일간 경제적 분업은 삼각관계를 공고하게 만들었다.

냉전시대 한미일의 안보·경제협력을 지탱한 가장 중요한 요인은 말할 필요도 없이 이념적 결속이었다. 냉전시대에 한, 미, 일은 반공이라는 이념하에 역사문제를 제쳐두고 안보를 보장하는 한편, 경제적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그러나 냉전이 해체됨으로써 한.미.일을 연결하였던 이념의 시대가 가고 자국 이익을 우선시하는 시대가 되었다. 미국은 자국우선주의의 기치 하에 세계경찰 역할을 포기하고 안보분담론을 주장하고 있다. 미국이 세계전략 차원에서 동맹을 관리하고 비용을 부담하던 것은 과거 이야기가 되었다. 또한 미국은 자유무역주의 대신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동맹관리를 위해 시장을 개방하였던 특혜를 더 이상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안보와 경제를 연결하던 과거 방식 대신 경제는 경제, 안보는 안보라는 이분법을 적용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은 큰 틀에서 한.일 관계를 조정하던 입장에서 벗어나서 방관자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념의 결속력이 사라진 탈냉전시대, 자국주의가 득세하는 추세에서 동아시아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한.미.일 관계에도 불협화음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한.일 간, 한.미 간 제기되는 여러 문제들은 크게 보면 양자문제라기 보다 한.미.일 관계의 재편과 관련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대안을 찾아야 할까? 한.미.일이 변화된 환경에서 새로운 전략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일차적으로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를 추구하는 것에서 전략적 공감대를 찾아야 한다. 그러나 냉전시대와 같은 억제력 강화에 의한 평화가 아니라 한반도의 비핵·평화 프로세스와 동아시아의 평화를 증진하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의 도전에 대해 한.미.일이 이익을 공유하는 새로운 경제적 분업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평화프로세스와 경제분업 프로세스를 결합해야 한다. 아울러 이러한 평화프로세스와 경제분업 프로세스에 북한을 참여시키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북한을 포함하는 네트워크의 구축은 한미일 공생을 위해 필요한 환경을 제공할 것이다.

한.미.일의 새로운 전략적 공생은 역사문제, 안보문제, 경제문제를 균형되게 다룸으로써 가능하다. 또한 각 이슈들이 다른 분야로 확산되지 않게 관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한.미.일이 역할분담을 하는 구도를 만들어야한다. 새로운 비전을 위해 한.미.일이 정부차원에서 대책을 협의하기 위한 전략적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 아울러 민간차원에서 전략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다양한 채널을 가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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