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금융보복 오해와 진실] ③일본계 금융사 '불매운동' 영향 없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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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
입력 2019-08-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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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체재 부족한 무형물 특성상 불매운동 영향 적어

  • 수신금리 높고 대출금리 낮아… 금융소비자에 유리

​한·일 갈등으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전 산업군으로 번지고 있지만, 금융권만큼은 무풍지대다. 금융이 무형물인 데다가 가계경제 영향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불매운동에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곳은 SBI·JT친애·JT·OSB 등 일본계 저축은행 4곳이다.

서민금융을 대표하는 저축은행업권에서 이들 4개 저축은행의 지난 3월 말 기준 수신잔액은 11조8293억원이다. 저축은행 79곳 전체(60조8294억원)의 19.4%를 차지한다. 여신잔액 비중 역시 18.5%에 달한다.

지난달부터 촉발된 한·일 갈등의 영향을 살피기 위해선 이들 저축은행의 수신 및 여신잔액 추이를 살펴야 하지만, 대외비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어 파악이 쉽지 않다.

하지만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지난달 12일 SBI저축은행이 내놓은 연 10% 금리의 정기적금 특판은 2시간 만에 완판됐다. 이 회사가 지난해 말 출시한 퇴직연금 정기예금 상품은 꾸준히 인기를 얻으며 지난달 말 신규 실적 6000억원을 돌파했다. 일본계 저축은행들은 "한·일 갈등으로 인한 영향은 아직까지 보이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일본계 저축은행들이 불매운동에서 자유로운 것은 금융상품이 '대체재가 부족한 무형물'이라는 특성이 강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겉으로 드러나는 제품이 아니어서 고객들은 일본계 금융사와 거래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있다.

무엇보다 대체재가 확실한 옷·자동차·화장품 등과 달리 금융상품은 가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탓에 금융소비자는 0.01%포인트 차이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일본계 금융상품이더라도 수신금리가 높거나 대출금리가 낮다면 해당 상품을 선택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일본계 저축은행의 금리 경쟁력은 높은 편이다. 13일 기준 JT(연 2.70%), JT친애(연 2.65%), SBI(연 2.50%), OSB(연 2.50%) 등 4곳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업계 평균(연 2.46%)보다 최대 0.24%포인트 높다. 특히 SBI저축은행의 수시입출금통장 금리는 연 2.0%로, 금융권을 통틀어 최고 수준이다.

대출금리도 마찬가지다. 지난 6월 신규 취급한 신용대출 평균 금리를 보면 JT친애저축은행이 연 16.28%, JT저축은행이 연 17.53%다. SBI저축은행의 'SBI중금리바빌론'은 연 16.27%, 'SBI사이다'는 연 13.25%다. 연 20%를 상회하거나 육박하는 여타 저축은행의 대출상품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다만 일본계 저축은행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어난다면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수신 측면에서 고객들이 일제히 돈을 빼는 '뱅크런'이 발생할 경우 해당 금융사는 심각한 자금난에 빠질 수밖에 없다. 저축은행의 자금 조달처가 사실상 국내 수신액이 전부여서다. 또 저축은행 이용 고객의 혼란을 가중시켜 국내 저축은행들까지 피해를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이 일본계 저축은행에 대한 감독을 여느 때보다 강화해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수신액이 빠질 조짐을 보이면 저축은행은 고금리 특판 진행을 통해 수신고객을 다시 확보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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