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돈값 뚝…그런데 기업 中탈출보다 진입이 많은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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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유화 중국증권행정연구원장
입력 2019-08-08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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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금융업의 개방 확대로 다국적 금융기관들은 앞다퉈 중국에 지분투자 늘려

 

 

이번 주 중국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하면서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다. 2015년 8월 11일 위안화 환율의 시장화 개혁이 단행된 이후 처음이다. 심리적 마지노선이 돌파 되면서 앞으로 위안화의 추이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럼 위안화 환율은 어떻게 결정되나? 중국의 위안화 환율제도는 1994년 이전의 이중환율제도에서 1994년 1월의 외환체제개혁을 거쳐 ‘단일관리변동환율제도’로 전환, 기존의 1.5318위안/달러에서 8.7위안/달러로 단 한번에 82.4% 평가절하 되었다. 1997년의 외환위기 당시 중국정부는 사실상의 고정 환율제를 실행하여 2005년 7월까지 줄곧 달러당 위안화 환율을 8.27위안 부근에 고정시켰다. 그 이후 중국정부는 위안화를 2.1% 절상시킴과 동시에 시장수급에 근거한 ‘통화바스켓을 참조하는 관리변동환율제도’를 실시했다. 즉 중국과의 연간무역량이 100억 달러 이상이 되는 11개 국가의 통화를 바스켓으로 묶은 뒤, 이들 통화와 미 달러의 환율 움직임을 가중평균방식으로 적정 기준환율을 산출하는 것이다. 바스켓 통화의 가중 비중을 선정할 시 수출입뿐만 아니라 외국인직접투자(FDI) 및 외채 등도 고려해왔다. 외환시장에서는 매일 고시되는 기준환율을 근거로 상하 2% 변동폭 내에서 시장가격을 형성해왔다. 2015년 8월 11일 중국인민은행은 위안화 기준환율의 시장화 정도를 높이기 위해 시장 조성자들이 전일 종가를 기준으로 호가를 제시하게 했다. 당일 위안화 기준환율이 언제나 전일 종가 부근에서 형성되게 하는 것으로 시장수급현황을 좀 더 반영하게 함으로써 기준환율 결정의 시장메커니즘 확대와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2017년 7월 이후부터 2018년 7월까지 약 1년간 중국인민은행은 사실상 직접적인 외환시장 개입을 피했고 미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의 환율은 최소 6.27, 최고 6.90 부근에서 변동성 10%안팎에서 움직여왔다. 이는 중국 정부가 위안화 환율의 변동에 대해 더 높은 변동 허용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미국과 무역전쟁이 발발하고 가열화되면서 중국 외환당국은 2018년 8월 24일부터 위안화의 달러화 대비 환율에 대한 중간가격 결정에 ‘역주기 인자’를 도입했다.  ‘역주기 인자’ 는 외환시장 시장수급요인이 위안화 환율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크게 약화시켜 사실상 위안화 환율의 변동폭에 대한 상한과 하한에 대해 정부가 정한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그 이후 지금까지 중국의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9부근에서 움직여왔다.

최근 위안화 가치 절하의 주요 요인을 종합하면 중국 경제의 둔화, 무역흑자 규모의 지속적 축소, 외국자본의 중국 직접투자(FDI) 감소, 중국 국내 외화의 유출, 외환보유액 지속적 감소 등이다. 불행하게도 이러한 몇 가지 요인에 대한 답은 모두 ‘예스(yes)’이다. 다시 말해 경제의 펀더멘탈 측면에서 볼 때 위안화는 지속적으로 평가절하될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다음 달부터 3,000억달러에 이르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0% 관세를 부과할  예정인 가운데 중국 정부는 관세부과의 부담을 헤지하기 위해서라도 일방향으로 위안화를 평가절하 시킬 확률이 높다. 그 구간은 최대 달러당 7.4위안까지도 전망된다.

그러나 위안화의 절상 요인도 분명히 존재한다. 예를 들면 중국경제 구조의 고부가가치 산업과 내수성장 엔진으로 전환,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 인하로 인한 미.중간 금리격차 확대 및 일대일로 투자확대를 통한 위안화 국제화 추진 등이다.

그럼 위안화 가치 절하 전망에 따른 외국 자본의 중국 탈출은 가속화 될 것인가? 시장은 외국자본의 탈중국화로 현재 중국은 큰 위기에 처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과연 현실은 무엇일까? 놀랍게도 외국 자본의 탈출과 중국 신규 진입의 확대는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탈출하는 기업과 들어오는 기업의 내용은 많이 다르다. 현재 중국에 진출한 외자 기업수는 95만9천개에 달한다.  2018년에도 6만533개의 기업이 신규로 들어왔으며, 그 투자액은 1,390억달러로 전년 대비 4% 증가하였다. 반면에 유엔무역개발회의 자료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2018년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13% 감소한 3.3조달러에 달했고, 특히 선진국가들에 대한 투자가 감소되었다. 지난 해 미국에 대한 FDI 투자액은 전년 대비 9% 감소한 2,520억달러에 이르렀다. 다국적 기업이 미국으로 회귀할 수 있도록  트럼프 행정부가 30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감세 법안을 시행했지만 긍정적인 결과는 가져오지 못한 것이다. 

현재 중국에서 탈출하는 기업은 과거 중국의 싼 노동력을 보고 진출했던 노동밀집형 기업들이 대부분들이다. 매년 중국의 임금은 적어도 5% 이상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의 내수 성장 엔진과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을 위한 전략적 목적과 맞물려 있다. 다시말해 노동밀집형기업은 사실 지금이 아니라 2013년 이후부터 중국에서 탈출하기 시작하였으며 동남아 등 임금이 저렴한 국가로 옮겨가기 시작하였다. 이런 유형의 기업은 어차피 떠나게 되어있다. 오라클. 아마존. 우버. 롯데와 같은 내수형 소매업체들은 경영 악화로  중국을 탈출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계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매년 밀리면서 결국 적자로 돌아섰고 그 규모도 매년 악화되면서 철수할 수 밖에 없었다. 아마존은 2004년 8월 중국 온라인 쇼핑몰 '조요'를 7,500만 달러로 인수하면서 중국 시장을 진출한지 이미 15년 가까이 되었지만 시장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2008년 15.4%에서 현재의 0.6%로 줄어들었다. 이는 알리바바의 티몰과 JD와 같은 국내업체들의 경쟁력에 밀렸기 때문이다. 그 사이 유명한 글로벌 기업 야후, 이베이, 링크드인, 에어비앤비, Martha, 아미트 등 모두 시장에서 퇴출되었다. 현재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도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 진출 외자 기업들의 실패 원인이 중국 때문이라는 국내 여론이 크다. 하지만 이유는 간단하다. 외자기업들은 중국고객의 마음을 우선순위에 놓고 그들의 소비문화에 기반한 중국 국내시장 개척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 시장을 모르는 본사의 눈치를 보고 그들의 의사 결정을 따르는 것을 우선순위에 놓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기존 외국기업들이 철수하면서 외화 유입이 줄어들자 중국 정부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국내 금융시장의 개방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최근 금융시장 개방조치 11개 조항을 발표하였으며, 기존에 외자에 열리지 않았던 증권시장도 2020년까지 완전히 개방될 예정이다. 현재 증권회사와 생명보험회사의 외자 비중은 51%까지 가능한데 2년 이후부터 지분 제한이 없어진다.

이에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국가는 놀랍게도 미국, 일본과 유럽의 선진국 기업들이다. 미 최대은행인 JP모건체이스는 51% 지분 소유의 새로운 중국 법인 증권회사를 설립하고, 향후 규제가 풀리면 100% 독자 지분 보유 계획을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에 이미 제출했다. 세계 최대 보험 시장으로 성장하는 중국에 전략적으로 진출하는 알리안츠는 중국 당국으로 부터 승인을 이미 받아 중국 최초의 외국계 보험회사로 탄생할 예정이다.  UBS AG는 중국합작증권회사 서은증권회사의 지분을 51%로 늘리며 실제 운영 대주주가 되었다. 노무라 홀딩스도 외국증권회사 신규 설립계획을 제출했고,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중국에 은행카드 위안화 청산 네트워크를 설립 한 최초의 외국계 회사가 되었다. 중국의 금융업의 개방 확대로 다국적 금융기관들은 앞다퉈 중국에 기관을 신설하거나 지분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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