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위안화 떨어지면 美주가도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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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9-08-0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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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위안화 무기화에 美증시 위안화 환율에 민감한 반응

"미국 증시의 눈이 온통 위안화 환율에 쏠리고 있다."

미국 경제방송 CNBC가 최근 미국 주가가 위안화 가치 등락에 실시간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실제로 7일 오전 9시 44분(현지시간)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가치가 달러를 상대로 장중 저점(위안·달러 환율 상승)을 찍자 당장 2분 뒤 뉴욕증시 간판 S&500지수가 2824.45 포인트까지 떨어지며 장중 저점을 찍었다. 이날 S&P500지수는 장중 낙폭을 만회하면서 0.08% 강보합 마감했는데, 이 역시 위안·환율이 반락하는 움직임과 함께 이뤄졌다.

말하자면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증시가 떨어지고, 위안화 가치가 안정되면 증시도 안정을 찾는 식으로 위안화 환율에 미국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분석은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위안·달러 환율을 무기로 쓰고 있다는 관측을 전제로 한다. 위안화가 떨어지는 건 중국이 미국의 관세 충격을 누그러뜨리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자극하기 위해 위안화 하락을 용인하기 때문이고, 이는 결국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와 세계 경제 충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논리가 시장에서 통한다는 것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하락이 의도적인 게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생각은 다르다. 트럼프 행정부가 포치 하루만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초강수를 둔 이유이기도 하다. 

루이스 쿠이즈스 옥스퍼드이코노믹스 애널리스트는 "위안화 하락은 미국 달러에 상방 압력을 가중시킨다. 달러 강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특히 싫어하는 것이다. 그는 달러 강세를 공개적으로 불평하면서 달러 하락을 주문해왔다"고 말했다.

중국이 위안화를 무기로 쓰고 있다는 관측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건 지난 5일 위안·달러 환율이 11년만에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가 현실화한 이후다. 8일엔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달러 기준환율을 7.0039위안으로 고시하면서 공식적인 포치 시대를 열었다.

줄리언 에반스 프리차드 캐피털이코노믹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위안·달러 환율이 7위안을 넘었다는 것은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CNBC는 또 "위안화가 시장에 변동성을 주입하는 최대 동력이 됐다"면서, 위안화와 '공포지수'로 잘 알려진 CBOE변동성지수(VIX)의 상관관계가 3개월래 최고치에 달했다는 맥스웰 그리나코프 매크로리스크어드바이저스 전략가의 분석을 전했다.

문제는 월가가 위안화의 추가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CNBC의 분석대로라면 미국 증시가 앞으로 더 내리고 시장 변동성도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fA-ML)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대로 오는 9월 1일부터 중국산 수입품 연간 3000억 달러어치에 10% 관세를 부과할 경우에는 연내 위안·달러 환율이 7.3위안까지 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관세율이 25%까지 높아질 경우 위안·환율은 7.5위안을 넘어설 수 있다고 봤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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