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업계 '대부' 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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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19-08-03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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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협회를 창립해 초대 회장을 맡은 한국 벤처업계의 ‘대부’ 이민화 명예회장(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이 지난 3일 오전 향년 66세로 별세했다.

1953년 대구 출생인 이 명예회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1985년 국내 최초로 초음파진단기를 개발한 메디슨을 창업, 1세대 벤처기업인으로 성공 신화를 썼다. 당시 KAIST 박사과정이었던 이 회장은 연구실에서 초음파 진단기 연구프로젝트를 수행하던 중 후원 기업이 갑자기 사업을 중단하자 회사를 직접 설립해 제품 상용화에 나섰다.

이후 메디슨은 1998년 세계 최초로 3차원 초음파 진단기 개발에도 성공하는 등 세계적인 의료장비업체로 발돋움했다. 메디슨은 2010년 12월 삼성전자에 인수됐다.

이민화 회장은 1995년 벤처업계 생태계 개선을 위해 벤처기업협회를 출범시켰다. 그는 초대 회장으로서 코스닥 설립, 주식옵션 도입, 벤처기업 특별법과 같은 여러 벤처 정책이 입안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1996년 코스닥 설립은 신생 벤처기업과 중소기업 자금 조달을 위한 전환점이 됐다. 벤처기업 특별법은 벤처기업에 대한 세제혜택과 병역특례, 투자 활성화 등의 복합적인 지원을 담아 중국과 같은 개발도상국들이 벤치마킹했다.

그는 벤처업계와 국내 산업 발전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금탑산업훈장 △철탑산업훈장 △산업포장 △대통령표창 △중소기업최고경영자상 등을 수상했다.

2016년에는 서울대·한국공학한림원이 선정한 '한국을 일으킨 엔지니어 60인'에 이름을 올렸고, 2010년 한국의 100대 기술인에 선정됐다.

2009년부터 KAIST에서 겸임교수로도 재직한 그는 왕성한 집필로도 주목받았다. 주요 저서로는 △기업가정신 2.0 : 지속가능한 혁신의 리더십(2018) △공유 플랫폼 경제로 가는 길(2018) △협력하는 괴짜(2017) △대한민국의 4차 산업혁명(2017) △스마트 자본주의5.0(2012) △21세기 벤처대국을 향하여(2000) 등이 있다.

이 명예회장은 KAIST IP 영재기업인교육원에서 청소년들의 특허 출원 동기부여와 창업 노하우를 전수하는 데에도 앞장섰다.

그는 한국의료용구협동조합 이사장, 사법개혁추진위원회 위원, 한국기술거래소 이사장, 유라시안네트워크 이사장,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도 역임했다.

이 명예회장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업계 곳곳에서 애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벤처업계 한 관계자는 “그는 기업가정신 확산, 벤처창업진흥을 위해 열정적으로 일해왔다”며 “최근까지도 활발하게 활동했던 분이 갑자기 돌아가셔서 너무 황망하고 안타깝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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