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겹악재에 韓 금융시장 시계제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민지 기자
입력 2019-08-03 00:5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금융시장 시계가 한 치 앞을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어둡다.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관세폭탄에 다시 불을 댕겼고, 일본도 결국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 대상)에서 뺐다. 당장 금융시장 방향성을 점치기보다는 미국과 중국, 한국과 일본이 꼬인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 갈지 지켜보아야 할 때다.

◆주식·원화가치 추락··· 안전자산 강세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 7개월 만에 2000선을 내주었다. 지수는 하루 만에 0.95% 내린 1998.13을 기록했다. 기관·개인은 저마다 3626억원과 143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3986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도 1.05% 내려 615.70까지 밀렸다.

다른 아시아 주식시장은 더 요동쳤다. 우리나라에 2차 경제보복을 가한 일본 닛케이지수는 2.11%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 항셍지수, 대만 가권지수는 각각 1.41%와 2.35%, 1.70% 내렸다.

미국 뉴욕 주식시장도 이틀 연속 추락했다. 다우는 현지시각 2일 0.37%(98.41포인트) 하락한 2만6485.01에 거래를 마쳤다. S&P500(-0.73%)과 나스닥(-1.73%)도 나란히 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던진 관세폭탄에 투자심리는 살아나지 않았다.

유럽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스톡스유럽600은 2.46%(9.53포인트) 떨어진 378.15를 기록했다. 7개월 만에 가장 큰 내림폭이다. 독일과 프랑스, 영국 주식시장도 각각 3.11%와 3.57%, 2.34% 빠졌다.

그나마 우리 주식시장은 일찌감치 조정을 받아 하락폭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일본에서 경제보복에 나선 7월 이후에만 각각 6%와 11%가량 떨어졌다.

원화가치는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9.5원 상승한 1198.0원을 기록했다. 2017년 1월 9일(1208.3원) 이후 2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환율은 한 달 남짓 만에 40원가량 올랐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환율은 당분간 1200원 아래에서 횡보할 것"이라며 "일시적으로 1200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했다.

안전자산인 채권가격은 줄줄이 상승(금리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꼬리를 무는 대외 악재에 또다시 기준금리를 내려야 할 상황에 놓여서다. 3년짜리 국고채 금리는 전날 0.049%포인트 내린 1.260%를 기록했다. 10년짜리도 0.061%포인트, 1년과 5년짜리도 각각 0.038%포인트와 0.056%포인트 떨어졌다.

◆주가지수 1900선 근처로 밀릴 수도

주가 전망을 어둡게 보는 전문가가 많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요 증권사는 8월 코스피 예상범위 하단을 1900선까지 떨어뜨렸다. 예상치 상단도 2100선을 한참 밑돌고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한·일 갈등은 장기화할 수 있다"며 "강경론이 두 나라에서 모두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고 했다. 수출 감소와 경제성장률 하락이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조심스럽지만 낙관론도 있다. 악재가 이미 주가지수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송재경 흥국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는 2018년 10월에도 2000선 근처에서 강한 지지력을 보여주었다"며 "지수는 현재 리먼 사태 무렵과 비슷한 수준으로 저평가돼 있다"고 했다.

그는 "일본이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제외했더라도 통관절차를 점차 완화할 수 있다"며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기는 방식으로 사태를 마무리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