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운동에 탄력받은 토종 라면기업들, ‘일본 라멘’과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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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9-07-3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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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심, ‘신라면’ 3총사로 “미국시장 1위 일본 제칠 것”

  • 일본으로 간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등 판매법인 설립

 

미국 월마트 매대에 농심 라면이 진열돼 있다.[사진=농심 제공]


일본의 경제보복 대응으로 시작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동시에 국산 소비 장려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이미 세계적인 품질과 맛을 갖춘 우리 식품기업들도 탄력을 받아,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제품을 제치겠다는 각오다.

31일 토종 라면회사인 농심과 삼양식품은 해외에서 일본 라면 브랜드와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했다.

◆농심 ‘신라면 3총사’, 日 저가 제품과 진검승부  
농심의 전투지대는 미국이다.

현재 미국 라면시장에서 일본의 동양수산(점유율 46%)과 일청식품(30%)이 각각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농심은 15%로 3위다. 10년 전 2%에 불과했던 점유율이 7배 이상 뛰었다.

농심이 가진 강력한 무기는 ‘신라면’이다. 신라면은 이미 미국 전역 월마트 4000 여개 점포에 입점해 판매되고 있다.

신라면과 신라면블랙에 이어 올해 내놓은 대박제품 ‘신라면건면’도 미국에 수출하기로 했다. 신라면 건면 미국 수출을 위해 제품 약 5만 상자(160만개) 선적을 준비 중이다. 오는 9월부터 서부 및 동부 대도시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미국 전역에 판매망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신라면건면은 지난 2월 초 첫선을 보인 후 5개월 만인 이달 말까지 누적 판매량 3200만개를 돌파했다. 해외 교포시장에도 입소문이 나면서 출시 6개월 만에 미국 수출로 이어졌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신라면블랙·신라면건면 3총사를 전면에 내세우고 일본기업들과 경쟁을 벌일 것”이라며 “저가제품 위주의 일본 라면과는 맛이나 품질에서 차별화했다”고 말했다.

농심은 미국 교포 시장을 비롯해 월마트, 코스트코 등 메인스트림 시장에 신라면건면 입점을 서두를 계획이다.

 

일본 닛신이 제조해 해외매장에서 판매 중인 매운 맛 라면.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과 유사한 포장을 적용했다.[사진=온라인커뮤니티]



◆‘짝퉁 불닭’ 만든 일본서 직접 판매 나선 삼양식품
삼양식품은 아예 적진(?)에 기지를 꾸렸다. 지난해 1월 일본에 현지 판매법인 ‘삼양 재팬(SAMYANG JAPAN)’을 설립했다.

최근 일본에서 ‘불닭’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략적으로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법인설립을 추진했다고 삼양식품은 설명했다.

불닭볶음면 수출을 본격화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일본 수출은 연평균 138% 성장했다. 주요 수출 품목도 2016년 감자라면·김치라면 등에서 2017년 불닭볶음면, 치즈불닭볶음면, 까르보불닭볶음면 등 불닭 시리즈로 확장했다.

삼양 재팬은 제품 판매 채널을 편의점, 대형마트 등으로 넓힐 방침이다. 일본 현지 수요를 고려해 용기면 라인업도 강화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일본은 라면 소비 규모가 6조원에 이르는 세계 3위 시장이다. 최근 한국 라면의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라며 “삼양 재팬을 일본 진출의 거점으로 삼아 입지를 다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 1위 라면업체인 닛신(NISSIN)은 ‘매운맛 라면’이라는 글귀를 넣어 삼양식품 불닭볶음면과 겉포장까지 유사한 제품을 제조했다. 해당 제품을 일본이 아닌 태국 등 해외 매장에서만 판매해 특히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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