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키스미 샘플만 만지작’…日불매에 3대 H&B스토어도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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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19-07-30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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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리브영·랄라블라, 7월 한 달간 일본 화장품 매출 감소

  • 롯데쇼핑 계열 롭스, 판매 중인 일본제품 절반가까이 할인판매

29일 서울 잠실 롭스 월드몰 1호점 매대에 일본 대표 화장품 제품인 '시세이도(SENKA)'와 '아네스(ANESSA)' 할인행사 홍보 포스터가 붙어있다.[사진=조아라 기자]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식품, 의류에서 화장품까지 확산하는 분위기다.

29일 오후 방문한 서울 잠실 롭스(LOHB) 월드몰 1호점. 양면으로 돼 있어 총 12개의 홍보물을 부착할 수 있는 보안문에는 시세이도(SENKA) 클렌징폼과 아네스(ANESSA) 선크림 홍보 포스터가 엇갈려 붙어있었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확산하고 있는 요즘, 일본 제품을 매장 입구에서부터 홍보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찾은 롭스 월드몰 1호점에는 총 215개의 일본 제품이 있다. 식음료는 제외한 수치다. 이 가운데 세일 행사를 진행하는 제품은 106개다. 전체 일본 제품 중 49.30%를 차지한다. 마치 비행기를 타고 일본에 온 착각마저 들 정도였다.

롭스가 현재 7월 멤버십 데이 행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일본 제품도 할인 품목에 포함된다. 하지만 매장에 입점한 제품 중 절반에 가까운 일본 제품을 할인하면서까지,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것은 시기적절하지 않은 마케팅이란 지적이 나온다.

주부 권씨는 “일본 불매운동이 계속되고 있는데, 롭스 매장에서는 불매운동 분위기를 알아차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평소 일본 브랜드 키스미(kiss me) 마스카라를 사용한다는 대학생 정씨는 "화장품 파우치에서 마스카라를 꺼낼 때 눈치 보게 된다"며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된 이후부터는 최대한 안 쓰려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롭스 매장에서 30분 동안 키스미 제품 샘플을 써보며 관심을 보인 소비자는 8명 정도 있었지만, 실제 구매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이달 한 달간 롯데의 헬스 앤 뷰티 스토어(H&B) 롭스가 판매한 일본산 제품 매출액은 지난달에 비해 한 자릿수 가량 줄었다. 매출 감소에 대해 롭스 관계자는 “월별 매출은 매달 진행하는 행사에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면서 말을 아꼈다.
 

29일 서울 잠실 롭스 월드몰 1호점에 일본산 안대가 진열돼 있다. [사진=조아라 기자]


H&B에 비해 객단가가 높은 백화점에서도 일본 제품 재구매를 꺼리는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을 찾은 윤정혜씨는 “나스(NARS)가 일본 제품인지 몰랐다”며 “불매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는 않지만, 이제라도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을 찾아봐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롭스 외에 대부분의 H&B 스토어에서도 일본 제품 매출은 전월 대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랄라블라(lalavla)에서 판매 중인 일본 헤어제품 ‘갸스비’는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매출이 전월 대비 7.02% 감소했다. 반면 갸스비의 대체재로 꼽히는 아모레퍼시픽 ‘미장센’ 매출은 3.50% 상승했다.

같은 기간 손 세정제도 일본 라이온사의 ‘아이깨끗해’ 매출은 12% 전월 대비 하락한 반면 국내산 ‘메소드핸드워시’는 8.40% 늘었다.

CJ올리브영에서도 이달 들어 일본 브랜드 전체 매출이 전달 대비 한 자릿수 정도 감소했다. 국산 브랜드 매출은 오히려 한 자릿수 증가했다. 다만 올리브영 관계자는 “그동안 가격 할인 행사나 프로모션이 많이 있어서 직접적인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조심스럽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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