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 세종 역사왜곡 마케팅…전문가 “과장광고에 해당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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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입력 2019-07-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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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약처, 허위·과장광고는 방송통신심위위원회에 차단요청 가능

최성원 광동제약 부회장 [사진=광동제약 제공]


광동제약이 프리미엄 건강식품을 출시하며 도넘은 마케팅을 펼쳐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1월 설 명절 특수를 겨냥해 프리미엄 건강식품인 침향환을 선보이면서 역사 왜곡 마케팅 논란에 휩싸였다.

핵심은 '세종이 일본에 대장경과 침향을 맞바꾸려는 시도를 했다'라는 광고 카피다. 당시 신하들의 원성에도 불구, 왜인들로부터 끝까지 대장경 원판을 지켜낸 인물이 바로 세종으로 알려져 있다.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세종 5년(1423년) 12월 25일 일본 국왕은 사신을 보내 팔만대장경을 요구한다. 이들이 요구한 것은 고려시대 몽골이 침입하자 부처의 힘으로 몽골군을 물리치기 위해 만든 대장경 목판이다.

일본 국왕의 사신 규주(圭籌), 범령(梵齡) 등 왜인 135인이 찾아와 토산물(지역 특산물)을 받친다. 이때 이들이 받친 토산물에 침향이 포함됐다.

당시 일본 국왕이 세종에게 보낸 서간(편지)를 살펴보면 “변변치 못한 토산물을 별폭(別幅)과 같이 갖췄고, 냇물이 밀어 닥치듯이 이르는 상서(祥瑞)를 많이 맞으시고, 또 하늘이 주시는 복을 받으시기를 감히 바랍니다”라며 예를 갖추고 있다. 별폭은 국가 사이에 주고받는 예물목록을 뜻하며, 상서를 복되고 좋은 일이 일어날 조짐을 말한다.
 
주목할 내용은 일본 국왕이 보낸 토산물을 기록한 부분이다. 일본 국왕은 침향 30근을 비롯해 백련위(비단) 50단, 단목(염색에 쓰는 염료) 1000근, 감초(약재) 50근 등 다양한 토산물을 세종에게 보낸다고 서간에 적고 있다.

서간에도 나왔듯이 침향은 일본 국왕이 보낸 수많은 토산물 가운데 하나에 불과했다. 이를 광동제약은 마치 세종이 침향을 얻기 위해 대장경판도 선뜻 내어줄 만큼 희귀한 약재로 여겼다고 사실을 왜곡한 것이다.

일본 국왕의 끈질긴 요청에 세종은 대장경판을 제외하고 대장경판의 다른 종류인 밀교대장경판과 주화엄경판과 한자대장경의 전부를 보내려고 했다. 당시 불교 신자가 아니었던 세종에게 대장경판은 그리 중요한 물건이 아니라고 봤기 때문이다.

이 때 대신들이 “일본이 계속 청구하는 것을 지금 만약에 일일이 쫓다가 뒤에 줄 수 없는 물건을 청구하는 것이 있게 된다면, 이는 먼 앞날을 염려하는 것이 되지 못하옵니다”라고 반대해 결정을 철회하게 된다. 참고로 세종이 불교를 받아들인 것인 말년의 일이다.

세종과 대장경판, 침향과 관련된 일화는 광동제약의 광고 문구와 모든 사실에서 다르게 흘러가고, 끝을 맺는다. 전문가들은 광동제약이 침향에 관련된 사실 전체를 보지 않고, 일부만 발췌해 자사 제품 광고에 사용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강정규 한국법조인협회 이사(변호사)는 “표시광고법 기준을 볼 때 (광동제약의 문구는) 과장 광고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위·과대 광고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허위·과대광고로 사이트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 해당 사이트 차단 요청을 하거나 관할 지자체 점검지시를 요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입장을 광동제약 측에 수 차례 문의했으나 계속해서 “실무진에 확인 중”이라는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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