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기틀 닦은 박운서 前 통상산업부 차관, 필리핀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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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길 기자
입력 2019-07-25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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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향년 80세…은퇴 후 필리핀 오지서 원주민 봉사활동 펼쳐

한국 통상의 기틀을 닦은 박운서 전 통상산업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24일 필리핀 마닐라의 한 병원에서 향년 80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공직자로서 차관까지 역임한 후 기업인으로 성공한 2막을 열었던 고인은 말년엔 필리핀 오지에서 원주민을 돕는 사회사업가로 살다가 생을 마쳤다.

1939년 경상북도 의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8년에 대구 계성고등학교, 1963년에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6회로 공직에 입문, 1968년 옛 경제기획원 사무관을 시작으로 청와대 경제비서관, 상공부 제1차관보를 거쳐 1994년 통상산업부 초대 차관 등을 역임했다.

관가에선 '타이거 박'으로 불렸다. 1983년 상공부 통상진흥국장 시절 도쿄(東京)에서 일본과 무역협상을 벌일 때 재떨이를 깨뜨릴 정도로 격론을 벌이며 호랑이가 포효하는 듯한 표정을 짓는 그를 보고 일본 언론이 붙여준 별명이다.

차관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기업인으로 변신했다. 당시 공기업인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 사장과 민간 기업인 LG상사 부회장, 데이콤 부회장을 잇따라 맡았다. 특히 당시 적자에 허덕이던 데이콤을 흑자기업으로 전환시키며 관료출신 기업인 중 가장 성공한 CEO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장관 후보자로 꾸준히 하마평에 올랐던 고인은 2005년 필리핀 오리엔탈 민도로섬에 사는 원주민인 망얀족 봉사에 투신했다.

당시 고인은 "이제까지는 나를 위해 살았지만 남은 인생은 남을 위해 살겠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 후 10여년을 필리핀 밀림에서 원주민들과 지내며 교회를 세워 선교활동을 하고 벼농사법 등을 가르쳤다.

고인이 이사장으로 일했던 모리아자립선교재단은 지난 24일 홈페이지에 고인의 부고를 알리면서 "오늘 새벽 5시40분 박운서 장로님께서 필리핀에서 하늘나라에 가셨습니다. 장례는 필리핀에서 준비되는 대로 서울로 오셔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유족은 부인 김옥자씨와 아들 찬준·찬훈·찬모씨가 있다.

빈소는 고인의 유해가 국내로 운구되는대로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며 조문은 27일 낮 12시부터 가능하다.
 

박운서 전 통상산업부 차관 [사진=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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