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분식회계, 그 끝은 이재용 부회장 승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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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다희 기자
입력 2019-07-17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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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콜옵션 숨긴 채 합병 뒤 회계방식 바꿔 자본잠식 위기 벗어나

  • 이재용 지배력 커지고 3조원가량 금전 이득

[사진=삼성바이오 제공]

[데일리동방]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사건은 콜옵션 부채 숨긴 채 합병으로 그 뒤를 좇다 보면 이재용의 큰 그림의 윤곽을 엿볼 수 있다.

삼성바이오는 모회사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 합병 모회사 삼성물산, 미국 동업사 바이오젠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은 ‘승계작업’의 일환인 만큼 합병 때 두 회사의 가치는 이재용 부회장에게 유리하게 조정됐다.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제일모직 가치는 최대한 부풀리고 삼성물산 가치는 축소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제일모직 최대주주(지분23.2%)였지만 삼성물산 지분은 없었다. 삼성물산은 가장 중요한 계열사인 삼성전자 지분을 4.1%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 지분을 0.6% 보유하고 있던 이 부회장으로서는 두 회사가 합병해 ‘통합 삼성물산’의 대주주가 되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높였다.

삼성물산에서는 현금 자산 1조8000억원을 누락하고 국내 1위 아파트 브랜드인 래미안 건설이 대폭 줄고 국외사업 수주 사실을 숨기까지 했다. 삼성물산만 놓고 보면 합병을 앞두고 본인의 가치를 낮추기 위한 작업으로 풀이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 결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비율은 1대 0.35로 결정됐다. 지난 2014년 기준 영업이익은 3배, 자본금은 2.5배 이상 많은 삼성물산의 가치가 제일모직의 3분의 1로 평가된 것이다.

합병 이후에는 삼성바이오 가치를 부풀렸다. 삼성바이오 합작사인 미국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이 은폐됐다.

삼성바이오는 지난 2012년 미국 제약사 바이오젠과 합작해 바이오 복제약 개발사인 삼성에피스를 세운다. 두 회사의 투자 비율은 85대 15로 삼성바이오가 많았다. 그러나 바이오젠은 언제든 삼성에피스 지분의 절반을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콜옵션)을 확보했다.

삼성바이오는 바이오젠의 콜옵션 보유 사실을 숨겼다. 결국 2015년 5월 합병을 앞두고 제일모직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의 가치를 평가할 때 부채로 잡는 콜옵션을 반영하지 않는다. 시장은 삼성바이오 가치가 1조5000억~2조원가량 부풀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 측은 회계사들이 합작 계약서 등을 검토한 결과 콜옵션을 평가할 수 없다는 이유로 설명했다. 그러나 회계사들은 올해 초 검찰 수사에서 삼성 쪽 강압으로 콜옵션을 평가할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콜옵션 보유 사실도 뒤늦게 안 것으로 나타났다.

IB업계 관계자는 2015년 합병을 통해 이 부회장이 3조원가량 이익을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바이오 분식회계로 잠본잠식 상태를 벗어나고 그룹 지배력을 키울 수 있었다. 더불어 앉아서 3조원가량의 금전적 이득을 얻음과 동시에 승계작업도 원활히 진행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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