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폭력시위'로 변한 홍콩 시위 우산혁명…사태 악화시킨 '캐리 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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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19-07-16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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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우산혁명.

평화시위라 불리던 홍콩이 피로 물들었다.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안)’을 반대하며 거리로 나온 10만명의 홍콩 시민과 경찰이 격렬하게 충돌한 결과다.

지난 14일 오후 주최 측 추산 홍콩 시민 11만5000여명이 홍콩 사틴 지역 사틴운동장에 모여 사틴버스터미널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악법을 철폐하라’고 적힌 플래카드와 영국령 홍콩기, 영국 국기, 미국 성조기 등을 들고 행진에 나섰다.

초반 시위대의 행진은 평화롭게 진행됐다. 하지만 시위대 해산에 나선 경찰과 시민들이 충돌하면서 일이 벌어졌다. 시위대 일부는 도로 표지판과 빈병 등을 경찰에게 투척했고, 경찰은 시위대에게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고 무차별 진압에 나섰다. 인근 쇼핑몰 ‘뉴타운 플라자’에선 수백명의 시위대와 경찰의 난투극이 벌어져 부상자가 속출했다.

외신이 공개한 사진에는 피를 흘리는 경찰과 경찰이 곤봉으로 시위대를 구타하는 모습, 여성 시위자가 다쳐 쇼핑몰 바닥에 쓰러진 모습 그리고 피로 물든 쇼핑몰 바닥이 담겼다. 경찰과 시위대 간 유혈 충돌은 지난달 12일 송환법 반대 시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홍콩 민주화 시위는 2014년 9월 28일 수만명의 홍콩 학생들과 시민들이 중국에 민주적인 선거를 요구하며 홍콩 거리로 나온 일명 ‘홍콩 우산혁명’부터 시작됐다. 당시 홍콩 시민들은 경찰이 진압과정에서 뿌려대는 물대포, 최루가스를 우산으로 막으려 평화적인 방식으로 시위를 이어갔다. 이를 근거로 미국 의회는 홍콩 우산혁명의 주역이자 당시 학생 지도부였던 조슈아 윙, 네이선 로, 알렉스 차우 등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기도 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부상자 없이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였던 홍콩 시위 현장이 왜 피로 물들게 됐을까.

홍콩 정부의 고압적인 자세와 홍콩 내 친중파 의원들의 민심과 동떨어진 행보가 홍콩 시위 현장을 ‘폭동 현장’으로 만든 듯하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올해 송환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홍콩의 반중 시위대 규모가 한층 더 커졌고, 이를 막으려는 경찰의 움직임도 과격해지면서 평화시위가 폭력시위로 변질한 것. 이런 상황에서도 람 장관은 홍콩 시위대를 ‘폭도’라고 비난하고 이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예고하며 현재의 홍콩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14일 홍콩 시위대와 경찰 간 난투극이 벌어진 홍콩 쇼핑몰 ‘뉴타운 플라자’ 바닥이 피로 물들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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