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4강 외교를 복원하라[(下) 중·러는 한반도 비핵화 최대 변수…한국 외교의 미래는?

한지연, 박경은 기자입력 : 2019-07-16 09:16
북한 대중·대러 정상외교 복원…한반도 비핵화에 중요한 변수 중·러 '비핵화 의지'는 강점…북·중·러 밀착할수록 한국 입지는 '반비례' '국제사회 재편'과 '힘의 불균형'은 한국 외교에 위기이자 기회

[사진=신화통신]


한반도 비핵화에 있어 중국과 러시아는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최근 2년간 북한은 중국·러시아와의 정상외교를 복원하면서 혈맹관계를 회복했다고 할 정도로 급진적 관계 개선을 이뤘다. 이는 북핵 문제의 다자적 접근을 선호하는 중국·러시아와 대북제재 하에서 국제사회로부터 안정적인 지지를 확보하고, 경제적 지원을 얻기 위한 북한의 의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미 간 담판 못지않게 중국과 러시아의 이해타산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마지막 SWOT(강점·약점·기회·위협) 분석을 통해 대중·대러외교 진단과 한국외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본다.

외교 전문가들은 중국과 러시아가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중국과 러시아는 한반도 접경국이자 북한체제를 지탱해주는 후견국으로,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비핵화 문제를 해결한다는 데 합의했다.

서동주 국가안보전략원 대외전략연구실 연구위원은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를 대미협상의 지원 축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북·중·러 3각 협력이 증대된 만큼 러시아의 긍정적 역할 유인과 대러 외교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도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힘으로써 향후 북·미 및 남북 대화 재개에 기여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확인된 만큼 한국은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조속히 추진해 한·중관계를 신속히 복원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북·중·러 간 밀착이 강화될수록 남북관계 개선이 힘들어진다는 점은 부정적이다. 중국이 미국과 타협하려는 의도에서 북한 카드를 활용하려 든다면 한국의 중재자 역할이 사라지고, 그 반대라면 강경한 북한의 대미기조가 강화돼 한국에 불리하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이 중국의 지지를 받으며 미국과 직접 대화에 나설 경우 한국과의 관계는 북·미 관계의 하위요소로 전락할 수 있고, 중국으로부터 물밑 경제지원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한국과의 양자관계 개선 필요성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도 "최근 북·중·러 간 밀착은 (북한의) 안보는 미국, 경제 발전은 중국·러시아와 하겠다는 입장이 명확하게 드러난다"며 "이는 한·미 양국에 부정적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정치적 안정과 러시아·중국 사이에 '힘의 불균형'은 한국 외교에 기회다. 자국 정치적 부담을 덜어낸 시진핑 주석이 중국의 경제정책 방향을 '성장'에서 '내실'로 선회한 만큼 전략적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대북개입을 강화하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러시아와 중국의 급격한 역할 비대칭성도 향후 갈등을 불러올 잠재적 요소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시진핑 지도부 2기 인적구성과 정책업무보고를 보면 수요공급 구조개혁·제도개선· 민생발전 등 대부분 내실에 발전 목표가 맞춰져 있기 때문에 대북정책과 한·중 정책 유동성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환 교수도 "중·러는 냉전 종식 후 경제·안보분야에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이 구체화될수록 영향력 격차가 커져 불협화음이 표출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중 무역갈등과 '인도-태평양 전략' 등 국제사회 질서 재편 움직임은 비핵화 문제 해결에 있어 위기다. 미국은 국가안보전략보고서(NSS), 국방전략보고서(NDS),인도태평양전략 보고서(IPSR) 등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를 전략적 경쟁국, 북한과 이란을 불량국가로 지목하고 이들의 위협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대우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은 "트럼프가 아베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미국의 대아시아정책으로 확정하면서 트럼프 재선에 상관없이 미·일간 협력은 강화, 미·중 갈등은 상당시간 지속될 것"이라며 "한국은 북한의 직접 위협과 중국과 일본의 잠재적 위협이 상존하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원 책임연구위원은 "한국의 전략적 국가이익에 대한 개념과 가이드라인을 규정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하는 대외전략을 수립하고, 중국에 대해서는 ‘제한적 손실’을 외교적 목표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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