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영변 폐기·핵동결할 경우 美, 석탄·섬유 수출제재 유예 검토 중"

박경은 기자입력 : 2019-07-11 18:47
백악관 북한 논의 정통한 소식통 "다른 시설에 확대 적용 가능" 사실상 종전인 평화선언·연락사무소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전면 폐기(full closure) 및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동결(complete freeze)에 동의할 경우 12∼18개월 간 석탄과 섬유 수출 제재를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안이 실효성이 있을 경우 다른 시설에도 이를 확대·적용하는 선택지로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사실상의 종전 선언과 연락사무소 설치도 미국의 이번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특히, 이번 방안은 영변 핵시설 폐기와 핵 동결을 대가로 북한의 주요 수출품인 석탄과 섬유의 수출 제재를 일정 기간 유예해 주는 '사실상의 제재 완화'라는 점에서 더욱 이목을 끈다.

11일(현지시간) 백악관 내 북한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미 행정부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및 제재 완화와 관련해 최근 이러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영변 핵시설 폐기는 모든 건물이 폐쇄되고 모든 작업이 중단되는 것을, 핵 프로그램 동결은 핵분열성 물질과 탄두를 더는 만들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소식통은 "이런 조처를 통해 만약 진전이 있을 경우 제재 유예 기간이 연장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판문점에서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측으로 넘어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 "미국과 북한이 서로 의도를 시험하고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해주며 비핵화와 제재 완화를 더욱 진전시키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북한의 핵 동결과 영변 폐기에 대한 검증과 사찰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합의가 필요하다"며 "이는 매우 까다로울 수 있다"고 예상했다.

소식통은 합의 이행에 대해서는 "만약 북한이 속임수를 쓴다면 제재는 스냅백(위반행위 시 제재 복원) 형식으로 다시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이 모델이 만약 효과가 있을 경우 다른 시설에도 적용될 수 있다"몀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완전히 폐기되고 제재가 해제될 때까지 단계적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방안은 미국 입장에서 연장이 가능한 제재 유예 조치로 신뢰를 구축해 북한의 더욱 과감한 비핵화 조치를 끌어내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스냅백 조항을 두는 것은 제재 완화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이 소식통은 "백악관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부르는 것을 만들도록 장려하기 위한 많은 아이디어에 열려있다"면서 "그 아이디어가 무엇인지, 인센티브가 무엇이 돼야 하는지에 열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협상에서 미국의 첫 번째 목표가 북한에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상대임을 증명하고 북미 간 적대적 의도가 이제는 과거의 일이 됐음을 확실히 하기 위한 '역사적인 무언가'를 하기 원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더불어 백악관이 영변 폐기와 핵 동결에 따른 대북 제재 유예 외에도 사실상의 종전 선언인 '평화 선언'(peace declaration)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북미 양국이 더 이상 무력 분쟁 상태에 있지 않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며 사실상 한국전쟁의 종식을 의미한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북미 간 연락사무소 개설도 검토 방안 중 하나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또 "북한 내의 한국전 미군 전사자에 대한 유해발굴 사업을 조율하는 데 도움을 주는 어떤 종류의 사무소 설치도 미측이 고려하는 방안의 하나"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특히 이런 방안들이 앞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지난달 말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미 싱크탱크 행사에서 언급한 '유연한 접근'을 구체화하는 방안일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내년 재선 출마를 앞두고 대북정책에서 모종의 진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그러나 다양한 방안 검토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노딜'로 끝난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들어가기 이전부터 강조해온 비핵화의 정의와 대량살상무기(WMD) 동결 등을 포함, 포괄적 합의를 통한 접근법을 내려놓는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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