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갈등 격화에...美국무부 ‘원칙론’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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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언 기자
입력 2019-07-0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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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내 과제에 맞서 한·미·일 3국 국제공조 유지해야"...트럼프 '침묵' 지속

  • 전문가 "한일 갈등 지속 시 대북공조 등 영향"…美 중재압박 커질수도

한·일 갈등 국면이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국무부가 “3국 국제공조 체제가 긴밀히 유지돼야 한다”는 기존 원칙론을 되풀이했다. 개입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8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국무부는 “북한으로부터의 도전 등에 직면해 한국과 미국, 일본 3국 간 밀접한 협력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이날 한·일 관계에 대한 논평 요청에 "미국은 한·일 모두의 동맹이자 친구로서 양국 간 혹은 3국 간 강력하고 친밀한 관계를 확실히 하는 것이 북한을 포함한 공동의 역내 도전 과제와 인도·태평양과 전 세계의 다른 우선 사안들에 직면해 매우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또 미국은 공개적으로나 이면에서 항상 3국의 상호 관계와 3자 관계 강화 방안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언급한 화학물질의 북한 유입 의혹에 대해서는 국무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국무부가 기존의 위안부 문제 등 한·일 갈등이 촉발될 때마다 발표하던 3국 공조유지라는 기존의 입장만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백악관이 한·일 갈등에 당장 적극 개입이나 중재에 나서기보다는 아직은 북핵 문제 공동 대응 등을 위한 '3각 동맹' 강조라는 원칙론을 거듭 밝히며 추이를 관망하는 흐름이다.

매사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직설적으로 밝히는 트럼프 대통령도 아직은 한·일 간 갈등과 관련해 공식적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거리를 두고 있다.

다만 아시아 지역 내 미국의 대표적인 아시아 동맹국 간 갈등을 바라보는 미국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수일째 침묵을 지키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심스러움이 미국 행정부의 고민을 방증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미국 행정부 일각에서는 그동안 한·일 간 긴장 상황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우려를 표명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외교가의 한 인사는 "현재로서는 미국이 당장 구체적 액션을 취할 것 같은 분위기는 아니다"라면서도 "미국으로선 대 한국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조치 등이 미국 기업들에 미칠 부정적 여파와 함께 한·일갈등으로 인해 중국이 어부지리를 얻게 되는 부분이 있는지 등을 면밀히 분석하며 고민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선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배경에서 기인한 이번 갈등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에 좀 더 상황을 지켜보며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출구찾기' 차원에서 한·일 외교전이 본격화될 경우 미국으로선 어떤 식으로든 움직여야 할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힘을 얻는다.

미국 위기컨설팅업체인 유라시아그룹의 스콧 시먼 아시아 국장은 로이터와 한 인터뷰에서 “미국의 주요 경제파트너인 한국과 일본의 갈등이 계속 고조된다면 북한 문제 공조를 비롯해 미·중 무역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또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전임 정권들과 달리 미국 우선주의에 ‘불개입주의’를 내세워온 트럼프 행정부가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한·일 갈등에 대한 중재 부담감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를 지낸 제임스 줌월트 사사카와평화재단 미국지부 대표는 "한·일 갈등이 계속되면 미국이 추진하는 북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의 제임스 쇼프 연구원은 "한·일 갈등이 장기화하면 부정적 여파를 가져올 수 있다"며 “미국이 최소한 한국과 일본 사이 대화의 자리를 만들어주는 역할은 해야 한다. 동맹으로서 미국이 어느 한쪽의 편에 서서 평가하기 어렵지만 당사국들이 대화할 수 있도록 촉진할 수는 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일본 오사카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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