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지속가능경영 한 우물 판 류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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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미 기자
입력 2019-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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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4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우리나라 ESG 지표를 외국에서도 쓸 수 있게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서스틴베스트 제공]


누구보다 일찌감치 '지속가능경영' 한 우물만 파온 인물이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다. 그는 2006년 토종 의결권자문사 1호인 서스틴베스트를 만들었다. 지금까지 13년째 우리나라 지속가능경영 수준을 분석하고 독자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모형을 바탕으로 점수를 매기고 있다.

류영재 대표는 그전에도 자본시장에서 14년을 일했다. 메리츠증권과 SK증권, 동방페레그린증권, 현대증권에서 지점장부터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까지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EGS 지표가 왜 필요한지도 증권사에서 일하면서 느꼈다. 류 대표는 "기업탐방을 가면 주주를 무시하기 일쑤였고, 분식회계도 심각해 회계장부를 믿을 수 없었다"며 "투자자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하다가 영국을 찾았다. 류 대표는 "마흔한 살에 MBA(경영학석사)를 따러 가서 사회책임투자(SRI)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며 "우리나라에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ESG 전도사 노릇이 쉽지는 않았다. 류 대표는 "서스틴베스트를 세우고 3년 동안은 그야말로 손가락만 빨았다"며 "소명의식으로 일을 시작했지만 접어야 할지 고민도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가장 큰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이 먼저 도움을 주었다. 국제연합(UN)은 2006년 UN PRI(책임투자원칙)을 내놓았고, 국민연금은 3년 후 여기에 가입했다. 국민연금이 챙기면 다른 기관투자자도 의식할 수밖에 없다. 이뿐 아니라 국민연금이 얼마 전 도입한 수탁자책임원칙(스튜어드십코드)도 기회를 주고 있다. 류 대표는 "국민연금 덕에 우리나라에도 SRI 관련 시장이 생겼고, 서스틴베스트도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래도 갈 길은 멀다. 해외에서는 ESG 리서치업 규모가 가파르게 성장해왔다. 예를 들어 세계적인 ESG 평가사인 서스테널리틱스는 올해까지 10년 남짓 만에 인력(현재 520여명)을 20배 가까이 키웠다. 이에 비해 국내에서는 ESG 평가사가 5곳가량 생겼다가 이제는 서스틴베스트 하나만 남았다.

서스틴베스트는 설립 초기 200개 남짓에 불과했던 기업평가분석보고서를 현재 1000여개로 늘렸다. 2012년부터는 의결권자문업에도 진출해 주주총회 안건을 자문하고 있다. 류 대표는 "ESG 투자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우리나라 ESG 지표를 외국에서도 쓸 수 있게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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