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는 왜 조류 두뇌전문가에 열광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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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9-07-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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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신경과학자 수요 늘어…연봉 100억 넘는 이들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조류 전문가들이 뜨고 있다. 정보기술(IT) 산업과 동물 연구 사이에는 별다른 연결 고리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최근 동물들, 특히 조류 뇌를 연구한 전문가들은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에서 가장 탐내는 인재들로 부상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과 같은 기업은 동물신경과학을 연구하는 대학 연구실들을 돌아다니면서 인재를 구하고 있다"면서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등 여러 첨단 기술 개발에 도움이 되는 지식을 가지고 있는 이들의 연봉은 7자리 (1000만달러, 약 116억원)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 동물신경과학 연구기관 중 하나인 하버드대학의 로랜드 과학연구소(Rowland Institute For Science)에 근무하는 맥켄지 매티스는 블룸버그에 "우리 연구소에서 박사 과정에 있는 학생들은 졸업 전에 이미 취업을 하기도 한다"고 블룸버그에 밝혔다. 

그렇다면 왜 대형 IT 기업들은 동물신경과학에 관심을 표하게 된 것일까? 이유는 바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개발에 있다. 

예전에는 동물을 대상으로하는 실험이 의학기술 발달이나 의약품 개발 등에 기여를 했다면 최근에는 새로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동물들의 뇌가 학습하는 방식을 연구하고 이를 AI 소프트웨어 개발에 적용시키는 것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쥐의 두뇌가 어떤 식으로 학습하는 지를 파악하고, 같은 매커니즘을 로봇을 가르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다. 쥐가 비디오게임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해 반응하는 방식을 반영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로봇에도 비슷한 기술을 익히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금화조는 가장 주목받는 동물 중 하나다. 어린 수컷 금화조는 아빠 새의 노래소리를 들으면서 정확히 노래하는 법을 배우면서 뇌를 발달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 금화조는 노래를 배울 때 음성의 떨림을 상황에 따라 바꾸면서 정확한 음정을 배워간다. 금화조가 학습하는 과정 속에서 뇌가 어떻게 발달시키는 지를 규명하는 것은 인간이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과정에 대한 이해를 높임과 동시에 로봇에게 인간의 언어를 가르치는 방법을 알아내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게 된다. 

동물신경과학 분야에 대한 연구는 금화조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양과 같이 다소 복잡한 두뇌를 가지고 있는 동물이나, 뉴런 구조가 단순한 초파리나 연구 등도 이뤄지고 있다. 

이같이 다양한 동물 신경과학 연구를 통해 IT 기업들이 궁극적으로 구현하고자 하는 것은 범용인공지능 (AGI) 기술이다.

이는 컴퓨터가 일반적으로 사람이 할 수 있는 모든 지적인 작업을 수행하면서 자연어를 사용해 사람과 같은 방법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단계를 말한다. 또 인간이 가르쳐주는 대신 스스로 필요한 것을 학습하는 단계다.

블룸버그는 "물론 이 단계까지 이르기에는 긴 시간이 걸리겠지만, 컴퓨터 과학자나 신경학자들은 두뇌에 대한 연구가 이에 대한 길을 보여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면서 "동물들의 두뇌의 비밀을 풀기 위한 IT 기업들의 경쟁은 나날이 치열해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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