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제보복 시작날 文 만나는 손정의... 어떤 제안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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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19-07-0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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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일 문 대통령 접견... 한-일 관계 언급 가능성

  • 몽골 친환경에너지 활용한 동북아 슈퍼그리드 프로젝트 논의 유력

  • 박근혜 전 대통령에 5조원 투자계획, 이명박 전 대통령에 고비테크 프로젝트 제안

손정의(孫正義) 소프트뱅크 회장이 4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한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발동한 경제보복 조치가 적용될 날이어서 어떤 대화가 오갈지 관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손 회장은 같은 날 국내 대기업 총수들과 만찬을 함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청와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손 회장이 오는 4일 오후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과 접견하고 동북아 슈퍼그리드 구상을 논의한다. 이날은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 조치가 발동되는 날인 만큼 관련 내용에 대한 의견교환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지난 1일 한국에 대한 수출관리 규정을 개정해 스마트폰·TV OLED, 반도체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리지스트 △에칭가스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소재들은 일본의 글로벌 점유율이 70%에서 최대 90%에 달한다.

악화된 한일 관계가 외교를 넘어 경제·산업 영역까지 영향이 확대되면서 두 사람 간의 대화 주제에 이번 현안이 언급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내 대기업 총수들을 만나는 자리에서도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 조치가 화제로 오를 전망이다. 관련 기업 총수가 손 회장에게 조언을 구하는 장면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사진=로이터/연합]

손 회장이 역대 한국 대통령들을 접견했을 때마다 크게 주목받았던 이유는 '통 큰 제안' 때문이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찾아 한국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에 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에겐 몽골 고비사막에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손 회장이 문 대통령을 만나 제안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제는 동북아 슈퍼그리드다. 동북아 슈퍼그리드는 대륙으로부터 단절된 한국과 일본의 전력망을 중국과 연결해 중국과 몽골, 러시아의 풍부한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를 공급받는다는 구상이다. 손 회장이 2011년 가장 먼저 내놓은 개념으로, 당시 손 회장은 몽골의 넓은 대지를 활용해 친환경 전력을 생산하자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이나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 회장은 1998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 초고속인터넷(브로드밴드) 보급 활성화를 제안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그는 당시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를 겪은 후 한국 경제가 위기를 탈출하려면 무엇이 필요하냐는 김 전 대통령의 질문에 “첫째도 인터넷, 둘째도 인터넷”이라고 답했다.

이후 김 전 대통령은 손 회장의 조언을 받아들여 △정보통신망 고도화 추진계획 및 PC통신 및 인터넷 이용활성화 대책 △초고속 정보통신망 2단계 사업 완성 △초고속 정보통신망 고도화 기본계획을 수립을 통해 한국을 IT 강국의 반열에 올렸다. 실제로 1998년 시작된 초고속인터넷 상용 서비스 가입자 수는 1999년 37만명, 2002년에 1000만명을 넘어섰다.

한편 손 회장은 일본 최대 IT 기업이자 투자회사인 소프트뱅크그룹을 이끄는 재일교포 3세 기업인이다. 중국 차량 공유업체 디디추싱에 708억엔(약 7600억원), 동남아시아 차량 호출 서비스업체 그랩에 298억엔(약 3200억원) 등을 투자하고, 세계적으로 1000억 달러(약 116조) 규모의 비전펀드를 조성한 글로벌 투자 ‘큰 손’으로도 유명하다. 한국에선 온라인 커머스기업 쿠팡에 30억 달러(약 3조5688억원)를 투자해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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