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꺾은 궈타이밍…대만 국민당 지지율 1위로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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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9-07-02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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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미디어, 여론조사서 궈타이밍 33% 지지율…한궈위와 10%P 이상 격차

  • 훙하이그룹 회장직 사임, 대만 주권 수호 등 지지율 '견인'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궈타이밍(郭台銘) 전 대만 훙하이그룹 회장 지지율이 가파르게 오르며 대만 국민당 총통후보 여론조사에서 1위로 올라섰다. 반면 지난해 11월 대만 지방선거에서 ‘한류(韓流 한궈위 열풍)’를 일으키며 국민당을 승리로 이끈 한궈위(韓國瑜) 가오슝 시장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대만 중도 성향의 여론조사 기관인 유미디어가 지난 1일 발표한 국민당 총통 후보 5명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궈타이밍 지지율이 33.9%로 1위를 차지, 한궈위(22%)를 10% 포인트 이상 따돌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일 보도했다.

주리룬(朱立倫) 전 국민당 주석(19.7%), 저우시웨이(周錫瑋) 전 타이베이현 현장, 장야중(張亞中) 쑨원대 총장이 그 뒤를 이었다. 국민당은 대선 후보 결정을 위해 오는 8일부터 14일까지 당내 여론조사를 진행해 15일 결과를 발표, 이어 29일 전당대회를 통해 대선주자를 결정하게 된다.

유미디어 측은 “지난달 29일 TV 정견발표회 이후 궈타이밍 지지율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당시 기업인 출신인 궈타이밍은 대만 경제를 살리는 한편, 도농 격차, 빈부격차를 줄이겠다고 강조했는데, 이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대만 폭스콘의 창업자로 2020년 대만 총통 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궈타이밍(郭台銘) 훙하이그룹 회장.[사진=AP연합뉴스]

전문가들은 궈타이밍의 대만 주권 수호에 대한 강력한 지지, 훙하이그룹 회장직 사퇴 등이 그의 지지율을 끌어올렸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그는 지난달 21일 훙하이 그룹 회장직에서 공식 사임하며 대선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훙하이그룹은 그가 1974년 직접 창업해 45년을 일군 대만 최대 기업 중 하나다.

최근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 개정 시위로 대만내 반중 여론이 고조된 가운데 궈타이밍은 대만 주권 수호 의지도 강력히 피력했다. 지난 29일 정견발표회에선 대만의 공식국호를 언급, “중화민국은 우리나라”라며 “만약 총통에 당선되면 중화민국의 대장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홍콩의 반중 시위에 대해선 “홍콩에서 일국양제(一國兩制, 한 국가 두 체제)는 실패했다”고도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그 동안 홍콩, 마카오에서 시행 중인 일국양제를 향후 대만 통일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공공연히 언급해 왔는데, 이를 정면 비판한 것이다.

반면, 중국 베이징 지도부가 밀고있는 후보로 알려진 '친중' 성향의 한궈위는 중국 본토에 대한 직접적 비난은 자제해 왔다. 

한궈위 대만 가오슝시 시장[로이터·연합뉴스]


지난 3월엔 광둥성 선전을 방문, 중국내 대만 정책 총괄사령탑인 류제이(劉結一)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주임과 만나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대화를 나누며 '92공식'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92공식은 중국 본토와 대만이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를 일컫는 것이다. 그는 앞서 홍콩 반중 시위에도 냉담한 태도를 보이다가 여론의 비판으로 인기가 떨어지자 부랴부랴 태도를 바꿔 일국양제를 반대한다고 말해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또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둬웨이망은 “한궈위의 약점은 가오슝 시장에 당선되자마자 총통 선거에 출마한 것”이라며 “이로써 ‘가오슝 시민을 저버렸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궈위는 지난해 11월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고 외치면서 ‘민진당 표밭’인 가오슝에서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된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달 경선을 통해 민진당 대선주자로 확정된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오는 11일부터 22일까지 카리브해 우방 4개국 순방길에 미국을 경유할 것이라고 대만 연합조보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는 '하나의 중국'을 강조하는 중국 정부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됐다.

사실 중국은 그동안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지 않는 대만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 총통 행정부에 외교·군사적 압박을 가해왔다. 이에 차이 총통 집권 3년차 대만은 수교국 5개를 잃으며 국제 외교무대에서 설 자리를 잃어갔다. 양안(兩岸, 중국 본토와 대만) 관계 경색 등으로 대만 경제도 위축되며 차이 총통의 지지율은 바닥을 치며 지난해 11월 지방선거에서 민진당은 참패했다.  하지만 최근 반중 여론 고조 속에 차이 총통의 지지율이 반등하며 그는 민진당 경선에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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