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 정상, 역사상 첫 회동…성사까지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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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기자
입력 2019-06-30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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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첫 남·북·미 3자 회동이 판문점에서 돌발적으로 이뤄지면서 회동이 성사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북·미 판문점 회동은 지난 28일부터 일본 오사카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 중이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트위터'에서 촉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9일 오전 7시 51분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그곳(한국)에 있는 동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것을 본다면, 나는 DMZ(비무장지대)에서 그를 만나 악수하고 인사(say Hello)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측에 대화의 메시지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의 핵심 당국자들은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을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김 위원장과의 'DMZ 만남'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왔기 때문에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쇼맨십 정도로만 평가가 됐다. 

그러던 중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제의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북·미 사이에는 미묘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담화를 통해 "(이번 만남이 성사될 경우) 양국관계 진전에서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화답한 것이다.

갑작스러운 북·미 만남 성사에 사전에 소통이 이뤄진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지만,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어떤 사람들은 미리 합의된 만남이 아니냐고 말하던데 그런 의향을 표시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고, 오후 늦은 시간에야 알게 됐다"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우리가 만난다는 사실 자체가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제가 SNS로 메시지를 보냈을 때, 사실 이 자리까지 오시지 않았다면 민망한 모습이 됐을 것이다. 감사하다"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제안으로 미리 방한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등 미측 인사들이 북한과의 만남 타진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 정황이 포착됐다. 비건 대표 등은 북측과 판문점에서 극비 회동해 양국 정상의 만남을 조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북한 간의 대면 접촉은 29일 밤늦게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진행된 걸로 관측된다. 비건 대표가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과 함께 헬기를 타고 직접 판문점으로 가서 북측 인사와 만나 경호와 동선 등을 논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비건 대표와 후커 보좌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주재한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나타나지 않아 이때 북측과 회동하고 있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건 대표와 만난 북측 인사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최선희 제1부상이나 김혁철 국무위 대미특별대표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미측은 우선 북측과 가장 즉각적인 소통 창구인 유엔군사령부와 북한군 간에 설치된 직통전화를 가동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한미군사령관이 유엔군 사령관을 겸임하는 등 유엔사가 사실상 미군의 지휘를 받고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미국은 유엔사-북한군 간의 직통전화로 '북·미 정상의 DMZ 회동'을 위한 실무접촉을 제안했고, 북측이 이에 즉각 호응하면서 준비가 본격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 간 만남의 형식적인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비건 대표가 만난 상대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창선 부장은 이날 판문점에서도 모습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은 북·미 정상의 세번째 대면이자 지난 2월 27~28 열린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4개월 만의 만남이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부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0일 오후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 앞에서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2019.6.30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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