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국증권 오너일가, 자사주로 경영권 탄탄히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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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민 기자
입력 2019-06-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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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사주·우호세력 활용해 지배력 강화”

  • “경영권 방어 위한 자사주 매입"...적절성 논란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데일리동방] 부국증권 오너일가가 자사주를 통해 경영권을 공고히 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과거 자사주 비율이 낮았을 때 경영권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자사주 비중은 40%를 넘었고, 오너일가는 적은 지분으로도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부국증권 경영권 분쟁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부국증권 김중건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는 회사 지분 24.06%를 갖고 있다. 또 케이프투자증권과 소액주주가 각각 9.64%, 8.73%를 보유 중이다. 지분 구조만 봐선 경영권 방어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도 믿는 구석이 있다. 40%를 웃도는 자사주 비중이다. 처음부터 자사주 비중이 높았던 건 아니다. 2002년말 기준 의결권이 있는 자사주 비중은 23.83%였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뒤 자사주 비율은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같은 해 지분 6.94%를 쥐고 있는 경남모직이 경영난으로 1997년 부도처리 된 이후 특수관계자에서 제외됐고, 경영권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경남모직이 우호지분에서 제외되자 오너일가의 우호지분은 30.72%에서 23.78%로 줄었다.

당시 개인투자자가 보유한 주식 비중이 64%였기 때문에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열렸다. 그리고 우려는 현실이 됐다. 리딩투자증권은 2004년 지분 12.12%(우선주 기준)를 확보했다. 그리고 2005년 13.94%, 2010년 19.82%로 지분율을 잇달아 높였다.

단숨에 오너일가 우호지분 비중(24.14%)을 5% 미만 격차로 따라잡았다. 하지만 오너일가는 지분을 크게 늘리지 않고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부국증권이 리딩투자증권의 매입 시기에 자사주를 적극적으로 사들였다.

이와 함께 ‘백기사’를 등장시켜 경영권을 지켰다. 경영권 분쟁이 수면위로 올라오기 직전해인 2003년 23.93%였던 자사주 비중은 리딩투자증권이 지분 매입에 나선 이듬해 33.58%까지 확대됐다.

현행법상 의결권 없는 자사주는 경영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 다만 유통주식수가 감소하면 1주당 의결권한은 강화된다. 적은 격차로도 손쉽게 경영권을 손에 쥘 수 있는 구조를 만든 셈이다.

◆백기사 등장과 자사주 증가

리딩투자증권과 지분 경쟁이 격화되자 부국증권은 자사주를 한국단자공업 지분과 맞바꾸기도 했다. 2007년 부국증권은 한국단자공업에 자사주 3.57%를 118억원에 매각하고, 한국단자공업 지분 3.84%를 매입하는 지분 맞교환을 했다.

당시 부국증권이 우호지분 역할을 해줄 한국단자공업에 자사주를 매각해 의결권을 살리고, 경영권 방어에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여기에 부국증권의 사돈기업인 귀뚜라미도 백기사로 등장했다.

2007년과 2010년 귀뚜라미와 귀뚜라미홈시스는 지분 4.51%까지 확보하면서 부국증권 오너일가를 지원사격 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오너일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사주를 활용하는 것 아니냐며 논란이 제기됐다. 

회사의 경영적 판단이 아닌 지배주주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사주를 이용하는 것을 두고 부정적인 시선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은 싱겁게 마무리 됐다. 2009년 이후 리딩투자증권은 경영난으로 지분을 늘리지 못하다가 2017년 가지고 있던 지분을 케이프투자증권에 매각했다.

당시 케이프투자증권은 단순 투자목적이라고 밝히면서 경영권 분쟁은 마무리 수순을 밟았다. 이듬해 부국증권은 자사주 지분율을 42.72%까지 끌어올렸다. 이어 백기사 역할을 했던 귀뚜라미가 지난 2월 부국증권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경영권 분쟁은 마무리 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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