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로 '승승장구'하던 대만 총통, 때아닌 학력위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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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06-2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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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 첫 여성 총통, 재선가도 '청신호'...홍콩시위 바람 타고 상승세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학력 위조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홍콩서 발생한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 반대 시위로 대만에서도 반중 감정이 고조되자 대만 독립 성향의 차이 총통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였는데, 갑작스레 '악재'가 터진 것이다.

25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인 해외망(海外網)은 최근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에서 차이잉원 총통의 박사 학위가 날조됐다는 폭로 글이 쏟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차이 총통의 모교에 그의 졸업 논문이 없다는 이유로 학력이 위조됐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해외망은 대만 중국시보(中國時報)의 보도를 인용해, 차이 총통의 박사논문 '실종' 사건과 관련해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지만 차이 총통은 이와 관련해서 일절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차이 총통은 반드시 해당 사건과 관련해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만 누리꾼들 역시 "학력 날조 문제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면서 "만약 차이 총통이 학력을 위조했다는 증거가 있다면 그는 책임을 지고 바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논란이 거세지자 차이 총통 지지자들은 모교에 게재된 졸업논문의 제목을 밝히면서 확대 해석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중국시보가 조사한 결과 모교 웹사이트에는 차이 총통의 논문 제목만 검색될 뿐 실제 논문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시보는 법적으로 차이 총통이 이를 해명할 필요는 없지만 이는 신뢰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차이 총통이 논란에 대해서 침묵을 계속 일관한다면 대만 시민들의 신뢰를 잃게 돼, 오는 2020년 총통 선거에서 고배를 마실 것이라는 주장이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사진=대만 총통부 홈페이지]

차이잉원 총통은 지난 2016년 총통선거에서 승리하며 대만 역사상 첫 여성 총통이 됐다. 당시 그는 전임자였던 친중 성향의 마잉주 전 총통과 달리 중국 본토와 '거리두기'를 하며 대만 경제 개혁과 중국 본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것이라는 공약을 내세웠다. 하지만 차이 총통 지지율은 내리막세를 탔고, 결국 그가 속한 민진당은 지난해 11월 지방선거에서 친중 성향의 국민당에 참패했다. 차이 총통은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민진당 주석직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올초부터 상황은 반전됐다. 차이 총통이 올 1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가 제창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통일론을 정면으로 거부하고 독자노선을 재천명하고 나서자 지지율이 반등하기 시작한 것. 여기에 최근 홍콩 인도법 반대 시위도 차이 총통 지지율에 힘을 보탰다. 최근 홍콩 시위로 중국의 일국양제에 대한 경계심이 대만에서도 커졌기 때문이다. 

한편, 홍콩 반중 시위 등 덕분에 차이 총통은 대만 방송사 총통선거 후보군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선두를 차지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사실상 재선 도전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됐던 차이 총통이 2016년 첫 총통선거에 도전했을 당시 반중국 정서 고조의 영향으로 압승했던 상황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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