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정상화 합의 무효에도 與 “일정대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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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19-06-2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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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인영 “새로운 협상 가능할 거라는 꿈도 꾸지 말라”

  • 나경원 “책임있는 여당으로서 넓은 마음 재협상 해야”

80일 만에 극적으로 타결된 국회 정상화 합의문이 2시간 만에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부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25일 이에 아랑곳 않고 합의한 대로 의사일정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독선’․‘패망’․‘배반’ 등 강경한 어휘를 선택, 합의문을 부결시킨 한국당을 비판했다. 아울러 새로운 협상이 없다는 뜻도 명확히 했다. “책임 있는 여당으로서 조금 더 넓은 마음으로 재협상해야 하지 않나 싶다”는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제안을 거절한 셈이다.

이 원내대표는 “어제 한국당이 공존의 길을 외면하고 끝내 오만과 독선, 패망의 길을 선택했다”며 “국회 정상화를 바라는 대다수 국민의 여망을 정면으로 배반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은 3당 원내대표 합의 그대로 본회의를 비롯해서, 그 이상의 상상력을 통해 국회 의사일정을 착실하게, 탄탄하게 운영해 나가겠다”며 “시간이 지나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새로운 협상이 가능할 거라는 꿈도 꾸지 말라”고 했다.

바른미래당도 가세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더이상 중재할 내용이 사라진 이상 바른미래당의 중재자 역할도 여기서 마감하지 않을 수 없다”며 “바른미래당은 한국당의 참여여부와는 상관없이 어제 발표된 합의문에 기초해서 국회법이 허용하는 절차에 따라 6월 임시국회 일정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여야4당은 이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심사소위 등을 열고, 일부 상임위 일정을 진행했다. 한국당 소속인 윤상현 외교통일위원장도 외통위 전체회의를 열었다. 한국당은 불참하거나 회의에 참석하되 파행시키는 방식으로 반발했다.

다만 여당의 이런 공세가 지속되긴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오는 2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새로 선출해야 한다는 점이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현재 예결특위는 위원들의 임기가 만료된 상태로, 위원을 선임한 뒤 위원장을 새로 선출해야 한다. 한국당이 예결위원 명단 제출을 거부하고 예결특위원장 선출을 막는다면 의사일정을 강행할 뾰족한 수가 없다.

정춘숙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그게 지금 가장 문제다. 예결위원장이 본인들 몫인데 안 할 때 어떤 방법이 있나 여러 가지 모색하는 중”이라며 “그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은 없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와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전화 통화를 통해 현 상황을 타개할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당은 한국당을 뺀 채로 문희상 국회의장이 예결특위를 구성, 그 안에서 위원장을 선출하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 다만 문 의장은 물론 정부여당에도 커다란 정치적 부담을 안기게 돼 현실성은 없다는 지적이다.

비슷한 전례도 있다. 앞서 지난 2014년 세월호 특별법 합의 당시 야당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은 박영선 원내대표가 합의해왔던 ‘8·7합의’, ‘8·19합의’를 연이어 부결시켰다.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은 “재협상은 없다”는 뜻을 피력했지만, 결국 그해 9월 30일 재협상 끝에 합의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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