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日롯데 주총서 ‘호텔롯데 상장’ 청사진 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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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19-06-24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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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주 전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 사실상 종료

  • 금융계열사 매각해 롯데물산 지분 사고, 호텔롯데 가치 띄우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쪽)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아주경제 그래픽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경영복귀 이후 처음 맞이하는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를 단단히 벼르고 있다.

2015년 경영권 분쟁 이후 계속된 친형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신경전을 뒤로 하고, 이번 주총을 본격적인 그룹 지배구조 개선의 분수령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걸림돌도 사라졌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번 주총에 신 회장의 해임안을 제출하지 않았다. 앞서 네 차례 주총에서 신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의 이사 해임안을 제안했으나 모두 부결됐다. 최근 자신의 일본롯데 계열사 이사 해임도 적법하다는 일본 대법원의 판결까지 나와 운신의 폭이 더욱 좁아졌다.

24일 재계와 롯데지주 등에 따르면, 신 회장은 오는 26일 일본 도쿄 신주쿠에서 열리는 롯데홀딩스 주총에 참석해 ‘호텔롯데 상장’의 청사진을 제시할 예정이다.

현재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롯데지주와 호텔롯데를 양대축으로 미완성인 상태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홀딩스 지분 4%만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는 신동주 전 부회장 등 기타 인사가 34%, 일본 경영진이 53%를 보유 중이다.

특히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의 대표로 광윤사의 지분 50%+1주를 가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최근 신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에게 일본롯데(신동주)와 한국롯데(신동빈) 경영을 각각 맡아서 하자는, 이른바 ‘화해의 편지’ 등을 보내왔다.

하지만 신 회장은 롯데그룹은 명백한 한국 기업이라는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롯데가 일본롯데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2017년 10월 롯데지주를 설립하고 유통, 식품계열사를 편입하는 등 지주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지난해 10월 구속 상태에서 풀려나자마자 2조원을 들여 롯데케미칼 지분 23%를 확보,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그러나 여전히 롯데물산 등 일부 계열사는 호텔롯데가 최대주주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일본롯데 계열사가 지분 99%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롯데가 일본롯데의 손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면 호텔롯데에 대한 일본 주주의 영향력을 감소시켜야 한다. 호텔롯데 상장이 이뤄지면, 일본 주주의 지분율을 50% 이하로 떨어뜨릴 수 있다.

재계는 롯데지주가 지난달 금융계열사 매각으로 마련한 현금으로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물산 등 계열사 지분을 사들일 것이란 관측이다. 이후 호텔롯데를 상장하고 롯데지주를 최상위로 하는 지배구조를 완성할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롯데지주가 사상 첫 중간 배당 계획을 발표하고, 롯데유럽홀딩스 지분을 호텔롯데에 매각하는 등 호텔롯데의 ‘가치 높이기’에 나선 것도 이러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여기다 호텔롯데의 캐시카우인 롯데면세점 사업이 사드 보복 이후 최근 다시 호조를 보이고 있는 점도 호텔롯데 상장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남은 복병은 신동빈 회장의 3심 재판 결과지만, 이미 2심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받은 만큼 긍정적 결과가 나올 것으로 롯데 측은 기대한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이번 주총에서 일본 롯데 주주들을 설득해 호텔롯데 상장의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동주 전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도 사실상 일단락 됐고 3심 결과마저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다면 호텔롯데 상장 재추진은 시간문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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