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지배구조②] 현대차, 투자회수 능력 부진…언제쯤 만회할까

이성규 기자입력 : 2019-06-24 14:56
EVA 스프레드, 마이너스 진입…플랫폼·소프트웨어 기업투자, 각개격파 전략

[사진=현대차그룹]

[데일리동방] 현대차그룹 지배구조개편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대차 주가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모비스 분할 후 현대글로비스와의 합병만으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만족할만한 지배력을 가질 수 없는 탓이다. 현대차 주가 상승은 현대모비스와의 출자, 신주발행 과정에서 정 부회장을 위한 지분확보 추가 원천이 된다.

그러나 현대차는 그룹 내 주요계열사 중에서도 투하자본수익률이 낮은 편이다. 기업가치제고가 어려운 이유다. 대규모 인수합병(M&A)보다 플랫폼, IT·소프트웨어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투자한 것도 ‘가치’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현대차가 정 부회장에 당장 힘을 실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안정적으로 그룹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가 필수다.

현대글로비스는 정 수석부회장이 지분 23.29%를 보유하고 있어 승계 재원이 될 것으로 예상돼왔다. 관련 지분 매각 후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이거나 양사 간 주식스왑도 거론됐다. 그러나 이 방법들은 두 기업의 규모 차이로 정 수석부회장 지분확보에 다소 불리한 측면이 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개편안으로 내놓은 현대모비스 분할 후 현대글로비스와의 합병 시나리오가 재차 부각을 받는 이유다. 다양한 방법이 거론되고 있지만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는 의미다.

현대모비스 분할 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도 만족스럽진 않다. 합병 비율 문제로 모비스 주주들의 반발을 사면서 한 차례 무산된 탓이다. 모비스 가치를 과도하게 저평가한다면 또 한 번 벽에 부딪힐 수 있다. 결국 이전 대비 모비스 ‘몸값’을 높일 수밖에 없고 합병 과정에서 정 수석부회장의 지배력은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현대차, 정의선 수석부회장 승계 힘 실을 수 있나

현대차 주가는 지난 2012년 27만원대를 기록하며 역사상 최고치에 달했다. 그러나 2014년 실적부진과 함께 줄곧 하락해 지난해 말에는 10만원을 하회했다. 최근에는 업황 부진 속에서도 SUV와 제네시스 비중이 증가하면서 제품 믹스 개선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반기 베뉴와 GV80 등 출시를 고려하면 라인업 측면에서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6.9%, 21.1% 증가한 23조9871억원, 8249억원을 기록하며 기존 우려를 씻어내는 모습이다.

그러나 향후 실적 개선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 현대차는 그룹 주력 계열사 내에서도 유독 투하자본수익률(ROIC)과 가중평균자본비용(WACC) 차이가 크지 않았다. 기업가치 제고에 있어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정 수석부회장 승계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 모비스다. 현재 정몽구 회장과 정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차 지분은 각각 5.33%, 2.35%다. 핵심 계열사인 만큼 해당 지분을 외부에 매각하기 보다는 모비스에 현물출자하고 신주배정 방식으로 모비스 지분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 주가가 빠르게 상승할수록 정 수석부회장의 모비스 지배력 확보에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현대차의 EVA스프레드(ROIC-WACC)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실적이 개선된다면 재차 플러스(+)로 전환할 수 있지만 향후 투자비용도 만만치 않다.

현재 친환경차는 크게 전기차와 수소차로 양분돼 있다. 기술 수준과 인프라를 감안하면 전기차가 대세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배터리 용량을 무제한 확대시킬 수도 없다. 수소차가 전기차와 함께 친환경차 부문 상호보완적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현대차는 단기적으로 전기차, 중장기적으로 수소차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내년부터 본격 적용되는 각국의 친환경차 관련 정책 적용 속도를 충족하기 위해 전기차를 생산을 확대할 전망이다. 동시에 수소차 관련 투자도 지속해야 한다.

업계 판도가 바뀌는 만큼 친환경차 관련 연구개발비 지출도 부담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연구개발비 규모는 매출액 대비 3% 수준이다. 일본, 미국, 유럽 등 완성차업체들의 매출의 5% 이상을 지출한데 비해 적은 규모다. 연구개발비중을 늘리면 단연 ROIC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물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대차는 최근 동남아시아 그랩(Grab), 인도 올라(Ola) 등에 투자했다. 미래 주행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플랫폼 비즈니스와 IT·소프트웨어 기술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역시 시간이 필요하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현대차가 과거와 같은 대규모 투자를 하기보다 최근과 같은 미래주행 관련 기업 지분확보나 조인트벤처 설립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며 “수직계열화 등 독자적 움직임은 현재 자동차산업 변화에 있어서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성과를 보여준다면 정 수석부회장 승계에 있어 현대차 지분 의미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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