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선미 장관 "여성가족부, 복지 사각지대 놓인 이웃 위해 노력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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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박경은 기자
입력 2019-06-1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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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일 대구 경북대서 '다양성을 존중하는 성평등 포용사회' 주제 강연

  • "여가부 역할 대한 잘못된 인식 많아...여성 정책, 사회 발전에 기여"

  • "민간 영역 '유리천장 깨기' 중요...조직 유연성 높여야 사회 발전"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19일 "여가부는 보편적 복지제도가 놓친 사각지대를 찾아 한부모가족, 미혼모, 탈북민, 다문화 가족 등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사회구성원으로 안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 장관은 이날 대구 북구 경북대 사회과학대 소암시청각실에서 '다양성을 존중하는 성평등 포용사회'를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밝혔다.

진 장관은 "남녀를 떠나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이 불안하거나 위기에 빠지면 그 주변 사람들 모두가 힘들다"면서 "여가부가 하는 일을 딱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이처럼 위기에 빠진 사회구성원을 잘 돌봐서 제자리로 보내는 일"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런 일이) 사실 티가 안 난다. 사각지대는 항상 묻히기 마련이기 때문"이라면서도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의 행복 수준이 결국 대한민국 사회의 행복 수준을 말해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름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19일 대구 북구 경북대 사회과학대학 소암시청각실에서 '다양성을 존중하는 성평등 포용사회'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박경은 기자, kyungeun0411@ajunews.com]



진 장관은 우리 사회의 가족 형태가 빠르게 변화되고 있는 세태에 대해 언급하며, "여가부는 이 같은 가족형태 변화를 제도에 반영하는 일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저항이 너무 심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녹록한 현실이 있는데 이 현실에 대한 제도를 만들면 그 제도를 통해 그런 현실과 현상이 마구 강화하고 더 나아가 그 현상을 촉발시킨다고 얘기하시는 분들도 있다"며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 장관은 "적어도 제도는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제공돼야 하지, 제도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라며 "저희는 정책수단과 대상인 여성, 가족, 청소년을 통해 사회 전체의 발전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주장했다.

진 장관은 또 최근 20대 대학생 사이에 촉발된 '젠더 갈등'에 대해 소개하며 "(이에 대해) 격렬하고 소모적인 논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는 사회현상에 따른 당연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 같은 논쟁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사회가 변화하고 진화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미투'나 디지털 성범죄 등을 예전에는 참고 넘어가거나 애정표현으로 치부했지만 지금 겪는 당사자들은 이를 너무 끔찍한 범죄 행위라고 인식한다. 각 구성원의 인식 격차에 모든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결국은 교육 문제"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그런 인식 차를 최대한 좁혀주고 새로운 조직문화를 마련해야 소위 젠더갈등이라고 하는 격렬한 문제가 가라앉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진 장관은 "이에 따라 여가부는 교육기회 마련과 콘텐츠 개발, 전달 경로를 함께 고민하고 있다"면서 "그 과정 중 하나로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 중이 공적 영역 내 서로 다른 배경과 출신,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도 공적 영역에서는 여성 비율을 30% 이상으로 강제하는 등 다양한 제도를 지원 중이다. 하지만 아직 바뀌지 않는 부분이 민간 영역"이라고 지적했다.

진 장관은 "민간 영역 중 특히 기업에서 구성원의 절반 이상이 여성인데 그중 의사결정 권한을 가지는 임원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2.3%에 불과하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는 실제로 아직 조직문화가 유연하지 않아 발생하고 있는 문제"라면서 "유연한 조직문화가 만들어지면 남녀할 것 없이 구성원 모두가 혜택을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다행히 민간 영역의 '유리천장지수'가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며 "저희가 민간 기업과 '성별 균형 포용성장 파트너십(동반관계) 자율협약'을 체결하고 있는데, 실제로 기업에 가보니 다들 성별균형이 중요 아젠다라는 것에는 공감하고 있다. 이를 어떻게 관철할지 고민하고 있을 뿐이다"라고 전했다.

유리천장지수란 여성 경영진 및 이사회 비율, 성별임금격차, 여성 고용률 등을 종합해 직장에서 여성이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평가하는 지표로, 순위가 높을수록 성평등 정도가 높다고 볼 수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발표한 '2019년 유리천장 지수'에서 한국은 조사대상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 회원국 중 최하위(100점 만점에 약 20점·회원국 평균 60점)를 기록한 바 있다.

앞서 진 장관은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SC제일은행 본사에 찾아가 '기업내 성별 다양성 제고를 위한 실천과제를 담은 자율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 체결을 통해 SC제일은행은 오는 2022년까지 임원의 25%를 여성으로 구성하겠다고 다짐했다.

진 장관은 또 한국 여성의 임금차별과 유리천장지수 수준이 아시아 국가 중 최악이라는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의 보고서 내용을 소개하며 "저희 여가부는 이런 문제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후 이어진 청중들의 질의·응답 시간에는 "아동성범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옳다", "미혼모에 대한 국가 지원을 파격적으로 늘려야 한다", "젠더갈등이 증폭하는 이 시기에 젠더를 뛰어넘어 인간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이를 통해 자신의 삶을 성찰해야 한다"는 등의 지적이 나왔다. 이 밖에도 "학교밖청소년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해소하고 홍보·지원을 늘려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진 장관은 강연을 마친 후 대구의 성매매 피해자를 지원하는 관련 시설을 방문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대구에 전국 최초로 개소하는 '폭력피해이주여성 상담소' 개소식을 찾을 예정이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왼쪽 다섯째)이 19일 대구 북구 경북대 사회과학대학 소암시청각실에서 '다양성을 존중하는 성평등 포용사회'라는 주제로 강연 후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경은 기자, kyungeun041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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