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美 전 고위관료 면전서 "중국 경제 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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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19-06-12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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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 면담, 개혁·개방 강조

  • 美 재무부 차관 출신, 무역협상 대표단 일원

  • '일대일로' 추진 방식 놓고 신경전 벌이기도

리커창 중국 총리(오른쪽)가 11일 베이징 중난하이 즈광거에서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와 회담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미국 재무부 차관을 지낸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와 만난 자리에서 중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펼쳤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미국을 향해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 총리는 전날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 내 총리 전용 접견실인 즈광거(紫光閣)에서 맬패스 총재와 회담했다.

리 총리는 "최근 국제 정세가 복잡해지고 중국 경제도 위험과 도전에 직면했다"며 "중국은 세계 최대의 개발도상국으로 스스로의 일에 최선을 다하며 국제적 책임과 의무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은 개발도상국이라 추가 발전이 필요하며 이를 막으려는 미국의 압박은 불합리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리 총리는 "우리는 행정 간소화 등 개혁을 지속하는 한편 대규모 감세와 비용 절감을 시행하고 시장 활력을 제고하며 고품질 발전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정부는 경영 환경의 시장화·법치화·국제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개혁 심화와 개방 확대는 중국 내 요구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맬패스 총재는 지난 4월까지 미국 재무부 국제문제 담당 차관으로 재직하다가 세계은행 총재로 자리를 옮겼다. 미·중 무역협상의 미국 측 대표단 일원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번 회담 내용은 리 총리가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의 일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거센 압박 속에서도 중국이 지속 발전을 추진할 역량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추진 방식에 대한 신경전도 있었다.

맬패스 총재는 지난 10일 일본 닛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시아·아프리카 개도국에 대출을 확대하는 중국에 대해 "융자 조건 등에서 투명성을 확보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융자가 불투명한 방식으로 실행되면 다른 차입국들이 조건을 확실하게 파악하기 어려워 사업 참여가 힘들어진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일대일로 전략을 추진하며 참여국에 저금리로 막대한 자금을 빌려준 뒤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해당국의 인프라 운영권을 확보하고 있다.

일대일로 참여국을 '부채의 함정'에 가둔다는 비판이 제기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매우 모욕적인 프로젝트'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리 총리는 전날 맬패스 총재를 만난 자리에서 "중국과 세계은행은 융자 등 영역에서 혁신·개방·투명적 협력을 지속해 왔다"며 "이는 양측의 발전과 이익에 도움이 됐다"고 주장했다.

리 총리는 "중국과 세계은행의 협력은 전 세계적인 탈빈곤과 남북 격차 해소, 지속 가능 발전 실현에도 이롭다"며 "중국은 국제 경제·금융시스템의 참여자이자 건설자이며 공헌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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