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환구시보 "홍콩, 서방국가엔 中 압박수단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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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06-1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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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일 범죄인 인도법안 심의...대규모 시위·파업 확산

  • 홍콩 행정장관, 살해협박에도 범죄인 인도법안 강행

100만여명의 홍콩시민을 거리로 나서게 했던 범죄인 인도법안 심의와 처리가 12일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맞선 시위대가 입법회 밖에서 반대 시위를 벌이고, 파업 등 연대 투쟁에 나서자 중국 관영언론은 연일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2일 산런핑(单仁平) 칼럼에서 "홍콩은 중국의 일부분"이라면서 "홍콩의 상황은 중국이 누구보다도 이해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서방 국가가 달콤한 말로 유혹하고 있는데, 그들은 홍콩을 중국의 압박 카드로 삼으려고 혈안이 됐을 뿐, 정작 홍콩 문제는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9일 오후부터 이튿날 아침까지 홍콩에서 100만여명의 시민이 참가한 대규모 시위가 이어진 가운데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해 수십명이 다치는 유혈 사태가 벌어졌다. 홍콩 정부가 중국으로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는 법안을 추진하는 것에 반발한 시민들이 집결해 열린 이번 시위는 1997년 중국 반환 이후 최대 규모였다.

국제법상 국가는 범죄인을 인도할 의무가 없지만 다수 국가는 개별적으로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해 특정 범죄자를 서로 인도할 것을 약속하고 있다. 1997년 중국에 주권을 반환하고 자치권을 획득한 홍콩은 범죄인 송환 국가를 일부 제한해왔다. 중국 정부가 부당한 정치적 판단을 바탕으로 홍콩의 반중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 악용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환구시보는 "질서가 무너지고, 사회적 대혼란이 불보듯 뻔한 상황"이라면서 "결국 피해를 보는 건 홍콩 시민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지난 9일에도 사평을 통해 범죄인 인도법안을 추진하는 건 정상적인 홍콩의 입법 활동임에도 불구, 반대세력과 그들을 지지하는 국제세력은 이를 정치화해서 여론을 선동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사평은 범죄인 인도법안 목적은 정당하고 홍콩 정부와 주류민심의 법치와 정의를 위한 노력의 결과라며 이를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홍콩 정부가 추진 중인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9일(현지시간) 거리를 가득 메운 채 대규모 시위행진을 벌이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12일 홍콩 입법위원회는 '범죄인 인도 법안' 개정을 위한 2차 법률 심의를 벌일 예정이다. 

시위대는 이날 오전부터 홍콩 의회인 입법회로 가는 길목을 점거하고 시위에 돌입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시위대는 전날 인근 타마르 공원에서 철야집회를 가진 후 이날 오전부터 일찍이 거리를 점령했고, 유혈 사태를 대비해 경찰들은 헬멧과 방패로 무장한 채로 대거 배치됐다. 

홍콩 내 100여개 기업과 점포들도 이날 하루 영업을 중단하고 저지시위에 동참하고 홍콩 노동운동단체들과 환경단체, 예술계, 사회복지사총공회 등은 일일 파업을 벌이고 저지 시위에 참여할 뜻을 밝혔다. 

홍콩 행정장관은 법안 추진을 강행해 살해 협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CMP는 캐리 람 행정장관과 테레사 쳉 법무부 장관(율정사 사장)이 "24시간 내 범죄인 인도법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살해하겠다"는 협박을 받았다고 밝혔다. 협박범은 두 사람에게 가족들까지 죽이겠다고 했고, 홍콩 경찰이 이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캐리 람 행정장관은 "전날 언급한 것처럼 12일 예정대로 입법회에서 개정안 심의를 재개할 것"이라면서 "(자신이) 과거에도 논란이 많은 의제를 여러 건 처리했다"고 강조했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역대 최고의 반중 시위 군중이 운집한 점을 의식하는 듯 "개정안에 인권보장을 강화하는 내용을 보완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날 예정된 동맹파업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SCMP에 따르면 홍콩 입법회 의장은 전날 법안 시행의 긴급성이 있다는 정부의 입장을 존중해 효율적으로 논의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12일부터 법안심의를 시작해 20일 표결을 시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입법회 의장은 "(대규모 시위 때문에) 회의장의 혼란으로 질서를 지킬 수 없는 상황이 될 경우 표결 일정을 더 앞당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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