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신칼럼] 인슈어테크 보험혁신 글로벌 대세됐는데, 한국은…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중국자본시장연구회장입력 : 2019-06-12 06:00
 

[사진=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은행에 비해 늦게 출발한 우리나라 보험업계의 인슈어테크가 요즘 들어 발걸음이 빨라지는 모양새다. 초기엔 손해보험사를 중심으로 운전습관 연계상품 등이 출시되는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 1~2년간은 삼성, 한화, 신한, 동부 등 보험회사는 물론 디레몬, 토스, 뱅크샐러드 등 핀테크업체들도 본격적으로 인슈어테크 시장에 뛰어들면서 인슈어테크 상품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종류별로 보면 헬스케어, 자동차, 전자디바이스를 활용한 맞춤형 보험, 자연재해 분석이 많다. 예컨대 걷고 달리기·등산 등 목표운동량에 따라 모바일쿠폰 제공, 혈당기록횟수에 따라 보험료 할인, 인공지능(AI)으로 사고차량 수리비 계산, 운전습관에 따라 보험료 할인, 스위치로 여행보험하기, 기후리스크 보장보험 등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그다지 변화가 없을 것 같던 보험업계에 최근 왜 이렇게 인슈어테크 바람이 거세지고 있나.  
첫째는 보험업의 ‘산업 간 융합’ 특성을 꼽는다. 보험업은 보험이란 금융의 성격과 보험대상으로서의 산업 성격을 함께 지닌다. 예컨대 생명보험·건강보험은 의료헬스, 손해보험은 자동차·선박 등 다양한 산업과 융합돼 있다. 따라서 인슈어테크를 통해 보험의 인터넷·모바일화가 촉진되고,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융합이 촉진되면, 보험업과 보험대상이 되는 산업 간 융합과 그에 따른 전후방효과가 엄청날 거라는 생각이다.

둘째, 보험업은 특히 ‘21세기의 원유’라고 하는 빅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예컨대 기존 보험은 과거 서류상의 데이터정보에 기초해 위험을 계산, 동일한 보험료율을 적용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해 보험가입자의 실시간 데이터를 보험료 산정에 쓸 수 있다. 동일한 무사고운전이라 해도 운전습관이 계속 안전운전이면 보험료를 깎아주고, 끼어들기·과속으로 좋지 않으면 보험료를 올려 적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셋째, 전자기기를 통한 사물인터넷(IoT)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미 전자기기를 통해 구축된 운전습관 빅데이터를 분석해서 보험료를 깎아주고 있지만, 조만간 5G의 초연결·초고속통신이 본격화되고, 전자기기의 센서기술도 업그레이드되면 극히 다양한 보험상품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 글로벌시장은 어떤가. 글로벌시장의 인슈어테크 바람은 더욱 거세다. 2010년대 초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되어 유럽과 중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투자규모는 2012년 2억 달러 미만이던 글로벌 인슈어테크 투자가 2017년엔 13억 달러에 육박하는 등 5년 만에 7배로 급성장하고 있다. 주도자는 누군가. 세계적 관심을 끈 선발주자는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구글과 애플이다. 구글은 2015년부터 ‘Misfit’라는 손목 웨어러블기기를, 애플은 2016년부터 손목시계 ‘애플워치’를 출시해서 헬스케어 보험가입자와 보험료를 연계하고 있다. 특히 구글은 ‘Misfit’를 차고 걸어서 목표보행 수를 달성하면 하루 1달러, 월 최대 20달러의 보험료할인혜택을 주는데, 이 서비스 하나로 미국 뉴욕·뉴저지주에서 2년 만에 4만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했다고 한다. ICT 기업의 인슈어테크 진출은 보험업계의 디지털화를 촉진하여, 미국의 초대형 보험사인 에트나와 프로그레시브는 습관연계보험, 프랑스의 BNP파리바·악사 등은 미니 손해보험상품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특히 관심을 모으고 있는 업체는 중국의 온라인보험업체인 중안보험(中安保險). 2015년 당(糖)을 체크하는 건강보험상품 ‘탕샤오베이’를 출시해 ‘세계 핀테크 톱100’에서 1위를 차지, 미국·유럽 아성이던 세계 보험업계를 경악하게 했다. 핵심은 혈당측정기기를 통해 모은 방대한 혈당수치 빅데이터인데, 이를 활용함으로써 보험업은 물론 의료기기·빅데이터·병원산업 등 네 개 산업과의 다양한 수익모델 구축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최근엔 모회사 중 하나인 평안보험과 함께 안면인식 AI기술을 활용해 얼굴표정에 따라 심리를 분석, 신용도 및 부실대출판단에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인슈어테크 전망은 어떤가. 빅데이터시대가 본격 개막되면, 금융권 중 가장 빠른 변화와 성장을 보여줄 분야로 인슈어테크를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 특히 중국의 인슈어테크 시장은 보험료 기준 2015년 370억 달러(약 43조원)에서 2020년 1740억 달러(약 202조원)로 연평균 36%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등공신은 2015년 2월 세계 최초로 구이양(貴陽)에 설립된 빅데이터거래소다. 이를 통해 기업 간 빅데이터 거래를 주선하고, 또한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가공해 새로운 빅데이터를 생성 및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금융업계의 화두는 규제샌드박스와 신용정보법 개정안의 국회 상정. 특히 그중에서도 신용정보법은 금융거래 빅데이터를 구축, 금융산업의 빅데이터시대를 열 수 있도록 하는 핵심 중의 핵심사항이다. 우리나라 빅데이터산업의 첫 단추라 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산업을 통해 금융산업의 효율성과 소비자들의 만족도 제고는 물론,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조속한 신용정보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에 이어 보험업계 빅데이터의 또 다른 핵심인 의료헬스정보 활용법안도 가급적 빨리 국회에 상정되길 기대해본다.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핀테크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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