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화해 산증인, 이희호 여사 별세..북한 조문단 파견할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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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19-06-1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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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수차례 방북…김정은 위원장이 만난 첫 남측 인사

  • 北, 김대중 대통령 서거 때 조문단 보내 남북 고위급 회담 성사…이번에도 주목

[연합뉴스]


'남북화해의 산 증인' 이희호 여사가 10일 별세함에 따라 북한이 조문단을 보내올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이 여사는 생전 수차례 북한을 방문하며 남북관계 개선에 힘써왔다. 북한이 조의방문단을 파견할 경우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 남북대화가 재개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11일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 여사의 별세와 관련)정부가 북측 조문단이 온다는 가능성을 예단해서 말씀드리기는 적절하지 않다"며 "아직까지 북한이 조문단 파견 등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달한 바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이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등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한 남측 인사의 장례 때 조문단을 파견해 온 만큼 이 여사의 장례식 때도 조문단을 파견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2009년 8월 18일 김 전 대통령 서거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의의 조전을 보내고,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 6명으로 구성된 특사 조의방문단을 파견했다.

조문단은 2009년 8월 21일 특별기로 서울에 도착해 현인택 통일부 장관을 만나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첫 남북 고위급 회담을 했다.

이 과정에서 1박 2일이었던 체류 일정이 하루 연장,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의 면담도 성사됐다. 조문단으로 왔지만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특사 임무까지 수행한 셈이다.

특시 이 여사는 북한과의 연이 깊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북한에 다녀간 것을 비롯해 2011년에는 김정일 위원장 조문을 위해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당시 북한 통치자의 장례에 조문을 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논란이 제기됐지만 이 여사는 "2009년 8월 남편이 서거하셨을 때 조문특사단을 서울에 보내준 만큼 조문을 하는 것이 도리"라며 개인적 차원에서 조문했다.

조문을 위해 방북할 당시 이 여사는 김정일 위원장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상주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다.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 이후 만난 첫 남한 인사였다.

2015년에는 김 위원장의 초대로 북한을 재차 방문했다. 이 때 김 위원장의 배려로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사용한 백화원초대소에 묶기도 했다.

만약 북한이 이 여사의 조문단을 파견할 경우 정부는 경색된 남북대화를 이어가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교착상태를 맞고 있는 남북관계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조문단에 통전부장이 포함된다면 신임 장금철 통전부장과 남측 카운터파트인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상견례도 성사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여사가 전직 대통령이 아닌 만큼 통전부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대표단을 보낼 가능성도 있다.

다만 북한이 조문단 파견을 부담스러워 할 가능성도 있다. 조문단 파견이 남북관계 개선 및 비핵화 빅딜을 주장하는 미국의 입장을 일부 긍정하는 신호로 해석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북한은 추가 핵실험으로 남북대치 국면이던 2008년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는 김정일 위원장 명의의 조전만 보낸 바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본부장은 "북한이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등 고위급을 조문단 대표로 파견한다면 적극적인 남북관계 개선 의지가 확인되는 반면, 조문단을 보내지 않고 단순히 조전만 보낸다면 남북관계 회의론이 급속하게 확산될 것"이라며 "북한의 조문단 파견 여부, 위상이 향후 김 위원장의 남북대화 의지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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