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와 민주화 일군 이희호 여사 별세…"여성운동가·재야 정신적 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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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형 기자
입력 2019-06-11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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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일 오후 11시 37분 소천…향년 97세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가 10일 별세했다. 향년 97세. 김대중평화센터는 이날 "이 여사가 오늘 오후 11시 37분 소천했다"고 밝혔다. 최근 노환으로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던 이 여사는 가족과 동교동계 인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임종했다.

이 여사의 장례는 가족의 의견을 존중, 사회장으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장례위원장은 권노갑 민주평화당 상임고문과 장상 전 이화여대 총장이 맡는다.

이 여사는 DJ와 한국 민주화 운동을 일군 대표적인 '여성 운동가'이자, '재야의 정신적 지주'였다.

1922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 여사는 이화여고··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한 뒤 미국 램버스대를 거쳐 스카렛대에서 공부했다. 귀국 후에는 대한YWCA 한국 여성단체협의회 이사 등을 지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왼쪽) 여사가 10일 별세했다. 향년 97세. 사진은 1979년 12월 8일 긴급조치해제에 따른 구속자석방과 아울러 당국의 '보호'에서 풀려난 김 전 대통령이 부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


1962년 DJ와 결혼한 이 여사는 한국 민주화 운동의 한가운데에서 온몸으로 저항하며 '격변의 현대사'를 썼다.

DJ의 미국 망명과 납치 사건과 내란음모 사건과 수감, 가택연금 등 숱한 탄압을 받았다. 1980년 내란음모 사건 당시에는 국제적 구명운동을 주도했다.

1997년 헌정사상 첫 수평적 정권교체 이후에는 대통령에 버금가는 '퍼스트레이디 역할론'을 재정립했다. 사회봉사 단체 '사랑의 친구들'과 '여성재단' 설립·운영 등도 주도했다. 

정치권의 여성 인재 등용에도 앞장섰다. 한명숙 전 총리를 비롯해 추미애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미경 한국국제협력재단 이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까지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을 지내며 DJ의 햇볕정책을 지원했다. 의욕적으로 사회 활동을 하던 이 여사는 2009년 8월 남편이 서거한 지 10년 만에 '인동초' 후광(DJ 호)의 곁으로 갔다.

핀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이 여사 별세 직후 애도 성명을 내고 "늘 시민 편이셨고, 정치인 김대중을 '행동하는 양심'으로 만들고 지켜주신 우리 시대의 대표적 신앙인, 민주주의자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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