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규제 피하자"…후분양 선택 단지 늘어난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강영관 기자
입력 2019-06-07 14:5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24일 분양보증 심사 기준 강화…여의도·강남 재건축 추진단지 후분양 검토

서울 여의도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 아주경제DB]


서울 강남과 여의도 일대 재건축 추진 단지 중 '후분양'을 검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달 24일부터 적용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 기준'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영등포구 여의도동 옛 MBC 부지에 들어서는 '브라이튼 여의도'는 주상복합 아파트의 분양일정을 잡지 못하고 다음 달 오피스텔만 먼저 분양키로 했다. 아파트를 착공 시기에 선분양하기 위해선 HUG의 분양보증을 받아야 하는데 최근까지 HUG와 분양가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영측은 이 아파트가 여의도에서 14년 만에 분양하는 고급 아파트임을 들어 3.3㎡당 평균 4000만 원 이상의 분양가를 검토 중인 반면, HUG는 주변 시세를 고려해 3000만 원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HUG는 현재 고분양가 관리 지역에 대해 인근 지역에서 1년 전 분양된 아파트가 있을 경우 직전 분양 아파트의 분양가를 넘지 못하도록 분양가를 제한하고, 1년 전에 분양된 아파트가 없는 경우에는 직전 분양가의 최대 110%까지 인상을 허용한다.

근래 분양단지가 없을 경우에는 시세도 함께 고려한다. 그러나 이달 24일 이후부터는 동일 행정구역에서 분양한 비교사업장 평균분양가의 105%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한다.

또 최근 1∼2년 내에도 신규 분양단지가 없을 때는 인근의 기존(준공)아파트 시세를 비교 대상으로 정해 당해 사업장의 평균 분양가가 인근 아파트 평균 매매가를 넘지 못하도록 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브라이튼 여의도의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3430만원을 넘지 못할 전망이다. 여의도의 경우 오피스텔을 제외하고 준공 10년 이내 아파트는 한 곳도 없는데, 지난 2008년 3월 입주한 여의도 자이의 시세가 3.3㎡당 3443만 원 선이다.

신영 측은 "가급적 연내 아파트 분양을 희망하지만 공사기간이 긴 만큼 후분양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HUG와 분양가 격차를 좁히지 못해 사업 추진을 중단한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 재건축 단지 '래미안 라클래시' 조합도 고민에 빠졌다. 이미 일반분양 일정이 지연되고 있는데 이달 24일 이후 분양보증을 받급받지 못할 경우 자칫 분양가 책정에서 더 불리해질 수 있어서다. 조합 측은 조만간 대의원회의 등 임원 회의를 거쳐 HUG가 제시한 분양가 수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과천 중앙동 과천 주공1단지는 지난달 조합원 총회에서 후분양을 결정했다. 앞서 조합과 HUG가 일반분양가 협의를 했으나 조합이 제시한 금액(3.3㎡당 3313만원)이 비싸다는 이유로 HUG가 분양보증 발급을 거부한 때문이다. 조합은 전체 공정률이 80%를 넘어서는 올해 11월 말 이후 일반분양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최근 조합원 이주가 마무리된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통합 재건축 단지인 '래미안 원베일리'는 분양가 제약을 받지 않기 위해 후분양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 중이다. 올해 하반기 이주가 시작될 서초구 반포 주공1·2·4주구(주택지구)나 서울 서초구 방배13구역,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4주구 등도 후분양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조합과 시공사, 시행사 등 분양사업 주체의 득실에 따라 후분양 여부가 결정되지 않겠느냐"며 "분양가 규제를 피하기 위해 앞으로 후분양을 진행하는 단지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