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아프리카돼지열병' 공포에 빠진 지구촌 그리고 중국

정혜인 기자입력 : 2019-06-04 14:33
지난해 8월 중국에서 시작된 ​‘치사율 100%’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에 이어 북한에까지 퍼지면서 전 세계 방역체계에 비상이 걸렸지만, 발병국인 중국 정부의 대처가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돼지고기 생산국 중 하나다. 그래서 중국의 돼지열병 발생은 중국 국내의 축산업 구조 조정뿐만 아니라, 전 세계 돼지고기 가격과 육류산업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만큼 중국의 돼지열병 확산 방지 대책은 중요하다. 전 세계 방역 당국이 중국의 대응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중국은 최근까지 “돼지질병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지만, 중국의 주장과는 다르게 불법 축산물을 반입하려던 중국인들이 한국에서 잇따라 적발되면서 허술한 방역체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4월과 5월 각각 제주와 청주공항을 통해 입국하던 중국인 여행객이 휴대한 소시지와 순대에서 중국에 보고된 2형 유전형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지난 2일에는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던 중국인이 불법으로 축산물을 반입하다 적발돼 과태료가 부과됐다. 

중국인의 불법 축산물 반입 적발 사례는 최근 중국 해관총서가 발표한 ‘북한 돼지열병 전염 관련 경보 통보’와 비교된다. 자국 내 바이러스 유입은 엄격하게 통제하지만, 유출되는 바이러스 통제에는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중국은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보고된 북한 돼지열병 발병과 관련, 북한에서 직·간접적으로 돼지와 멧돼지 및 관련 제품을 중국에 반입하는 것을 금지시켰다.

중국의 공식 통계자료에서도 이들이 주장하는 ‘효과적인 통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중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 말까지 31개 성급 지방정부에서 129건의 돼지열병이 발생해 102만 마리의 돼지가 살처분됐다. 그 이전인 3월 말까지의 수치와 비교하면 무려 한 달 동안 7만 마리가 전염병으로 폐기됐다.

‘전례 없는 돼지의 위기’로 불리는 중국 돼지열병 사태. 모든 잘못이 중국에 있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전염병이 처음 보고된 지난해 8월부터 현재까지 약 10개월간 중국이 보여준 안일한 자세는 모든 비난의 화살이 중국을 향하도록 하고 있다.
 

[사진=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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