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AI 시대 국가는 생산관계 조직해야"

  • " 다음 세대 생산능력 형성으로 이어지는 '환류의 회로' 만들어야"

김용범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용범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18일 인공지능(AI) 시대에 국가는 생산자가 아니라 생산관계를 조직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AI 시대 국가는 생산능력이 끊임없이 형성되고 다시 재생산되는 관계를 조직하는 데 있다. 국가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이 생산하느냐가 아니라, 그런 생산관계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구축하고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AI 시대 국가 역할에 관한 논의가 AI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산업정책론'과 AI가 초래할 일자리 감소와 소득격차에 대응해 복지와 재분배를 강화해야 한다는 '사회정책론'으로 나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둘 다 필요한 주장"이라면서도 "둘만으로는 AI 생산혁명이 요구하는 국가의 역할 변화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생산능력이 형성되는 경로를 설계하고 생산요소를 연결하며, 시장이 더 이상 스스로 재생산하지 못하는 생산 조건을 사회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AI가 기존 일자리에 앞서 노동시장 입구를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입직원은 자료 조사와 번역 등의 기초 업무를 수행하며 조직의 업무 방식을 학습하는데, 생성형 AI가 이런 업무를 빠르게 대체하거나 보완하면서 기업이 신입을 활용해 장기간 교육할 유인이 줄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모든 기억이 신입 채용을 줄이면 미래의 경력인력도 만들어질 수 없다는 부분을 지적하며 "국가가 기업, 공공기관, 연구 기관, 지역산업과 함께 첫 일 경험이 형성되는 별도의 노동시장을 조직하고 임금만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업무와 현장 멘토, 조직 경험, 책임 있는 과업, 민간으로 이어지는 경력 경로를 함께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AI가 약화시킨 숙련 형성의 경로를 사회적으로 재구축해 청년에게는 성장의 첫 기회를 보장하고, 사회 전체에는 숙련과 생산능력이 다시 생산되는 경로를 복원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AI가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로 이뤄진 '비트(bit) 산업'이면서도 막대한 물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면 산업용지와 초고압 송전망, 냉각시설, 광통신망, 발전설비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며 "GPU와 반도체만 확보한다고 AI 생산능력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향후 기업의 생산능력은 개별 기업의 기술과 설비뿐만 아니라 사회가 구축한 전력망과 데이터, 연구 개발 등 사회 전체가 공급하는 기반에 크게 의존하게 됐다는 의미다. 

이에 김 실장은 국가가 직접 반도체를 만들거나 AI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전력·데이터·컴퓨팅 인프라·장기금융이 하나의 생산체계로 작동하도록 조직하는 데 있다고 판단했다. 

김 실장은 "사회가 막대한 비용과 제도적 역량을 투입해 특정한 생산능력을 형성했다면 기업이 창출한 성과와 사회적 기여를 연결하는 장치도 필요하다"면서 "사회가 조직한 생산능력을 다시 다음 생산능력의 형성으로 이어지는 '환류의 회로'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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