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메카 런던]포스트 브렉시트 런던, '핀테크'에서 길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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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영국)=이영노 기자
입력 2019-06-03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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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렉시트 불확실성...런던, 세계 금융허브서 핀테크허브로 변신 중

세계 금융 중심지인 영국 런던이 글로벌 핀테크(fintech)산업 허브로 거듭나고 있다.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라는 거대한 갈림길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영국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하지만 미래 금융 화두인 핀테크산업의 '메카'로 꼽히는 런던은 중국 베이징,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다음 가는 세계 4위 경쟁력을 뽐내고 있다.

브렉시트는 단기적으로 영국에 득보다 실이 더 클 공산이 크다. 브렉시트로 인한 수많은 잠재 위험들은 이미 런던에 있던 금융 대기업들의 거점을 타지역으로 이동시키고 있고, 은행들의 주요 고객인 제조기업들 역시 기존 공장이전 계획이나 시설확장 계획 등을 중단시키거나 파기하며 영국 엑소더스(대탈출)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런던도 나름대로 변화를 모색하고 나섰다. 과거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런던은 언제나 새로운 상황에 맞춰 자신의 모습을 탈바꿈했다. 16세기 대항해 시대에는 세계무역의 전초기지로, 18세기 산업혁명 시대엔 대규모 국제금융을 결제하는 유일한 도시로, 또 1970년대 말엔 '친금융정책'으로 명실상부한 세계 금융 허브로 자리매김했다. 이제 브렉시트라는 새 갈림길에 서 있는 런던은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결합인 핀테크산업을 내세워 또 다른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그래픽=아주경제]


런던 핀테크산업은 비록 규모 면에선 베이징은 물론 샌프란시스코의 실리콘밸리나 뉴욕에 비해 작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기술 스타트업 클러스터인 '테크시티(Tech City)'의 활약 덕분에 급성장하고 있다. 영국 정부의 규제 지원 아래 테크시티를 기반으로 스타트업들의 협업 분위기가 조성되면서다. 데이비드 캐머런 정부(2010~2016년) 시절 중점사업으로 육성된 테크시티는 사업 초기 입주 기업이 100개도 안 됐지만, 현재는 5000개가 넘는 기업들이 기술 향연을 벌이며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런던은 세계 핀테크 허브 가운데 가장 빠른 성장세를 자랑한다. 성장률이 연평균 74%로 전 세계 평균치(27%)의 2.7배에 이른다. 핀테크산업 백서 격인 '글로벌 핀테크 허브 2018' 보고서에 따르면 런던은 종합 순위 4위에 그쳤지만 규제혁신 부문은 1위, 생태계 부문에서는 3위를 차지했다.

영국 정부는 2016년 핀테크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했다. 일정 기간 규제를 면제해 기업들이 맘껏 역량을 펼칠 수 있는 '모래 놀이터' 같은 환경을 만들어준 셈이다. '글로벌 핀테크 허브 2018' 보고서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핀테크 규제를 혁신한 곳이 바로 런던이라고 평가했다. 런던이 '핀테크 메카'라고 불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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