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0조' 국민연금, 자산운용평가서 등급 ‘양호’→‘보통’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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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민 기자
입력 2019-05-2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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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성‧독립성 부족”…5대 연기금 비교평가 이래 최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데일리동방]640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국민연금기금이 정부의 자산운용평가에서 처음으로 '보통' 등급으로 내려갔다.

기금평가단은 국민연금 의사결정체계의 전문성과 독립성이 부족하다며 자산 운용시스템 구축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금존치 평가에서는 농어가목돈마련 저축장려기금이 폐지되고 지역신문발전기금은 언론진흥기금과 통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기획재정부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9년 기금평가 결과'를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국민연금기금은 2018회계연도 기금 자산운용평가에서 '보통' 등급을 받았다. 전년의 '양호' 등급보다 한 단계 낮다.

이는 일본 연금적립금관리운용 독립행정법인(GPIF), 미국 캘리포니아주 공무원연금(CalPERS) 등 글로벌 5대 연기금과 비교평가를 시작한 2017년 이래 가장 낮은 등급을 받은 셈이다.

공무원연금기금, 고용보험기금 등 국내기금과 비교했던 과거에도 수익률 면에서 월등했기에 '보통' 등급을 받은 적은 없었다.

기금평가단은 국민연금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책임 원칙) 도입과 책임투자 확대, 투자 다변화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의사결정체계 전문성과 독립성이 부족하고 전문인력 관리도 미흡하다고 봤다.

이는 국민연금 최고의결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가 대표성을 강조해 민간위원을 선정하다 보니 자산운용 관련 전문성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또 국민연금이 전북 전주로 이전한 뒤 기금운용본부장 자리를 장기간 채우지 못하고 핵심 운용인력도 빠져나간 점도 전문인력 관리 측면의 문제점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국민연금은 지난해 연간 기금운용 수익률이 마이너스(-)0.92%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기금평가단은 국민연금기금 자산 운용시스템 구축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고 향후 기금 규모 변동을 고려해 장기 자산 배분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민연금기금의 수익성도 나빠졌고 비계량 지표의 문제점도 있었다"며 "2025년에 기금 규모가 1천조원을 기록하면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수준인데 이에 걸맞은 자산 운용시스템이 구축돼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외 39개 기금 가운데서는 공무원연금기금과 사립학교교직원연금기금, 문화예술진흥기금, 방송통신발전기금 등이 '탁월' 등급을 받았다.

농림수산업자 신용보증기금과 농지관리기금, 문화재보호기금,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기금은 '보통' 등급에 그쳤다.

'미흡'이나 '아주 미흡' 등급을 받은 기금은 없었다.

존치평가에서는 23개 기금 가운데 2개 기금을 폐지·조건부 존치하라고 권고했다.

폐지를 추진하는 기금은 농어가목돈마련 저축장려기금이다.

이 기금은 장려금을 지급하는 저축 한도가 연 240만원에 불과해 농어가 재산형성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가입자 수가 줄고 있다는 점이 폐지 추진 사유로 꼽혔다.

지역신문발전기금은 2022년 말까지 조건부 존치하되 사업 내용이 유사한 언론진흥기금과 단계적으로 통합할 것을 권고했다.

또 농림수산업자 신용보증기금 가운데 농어업종사 다문화 가족 보증과 모태펀드 투자기업 보증은 사업 실적이 연 1건 수준으로 미미해 폐지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사법 서비스진흥기금에서도 대국민 사법체험지원과 법원의 후견적 기능 강화 사업은 유사한 사업이 있으므로 일반회계와 통합하라고 했다.

정부는 이번 기금평가결과를 이달 말까지 국회에 제출하며, 자산운용평가 결과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와 기금 운용계획안 수립에 반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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