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새 총리 경쟁 후끈..선두 보리스 존슨 두고 견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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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9-05-26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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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수당 온건파, '노딜 브렉시트' 우려에 강경파 존슨 견제 본격화

내달 7일(현지시간) 보수당 대표직 사퇴를 발표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후임 자리를 두고 경쟁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공식 출마 선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후보가 15명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선두주자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강경파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을 두고는 당내 온건파의 견제가 본격화했다. 

◆"노딜 안돼"··· ‘안티 존슨’ 움직임 포착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보수당 온건파를 중심으로 존슨 전 장관의 당대표 당선을 막아야 한다는 ‘반(反)존슨’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EU와의 단호한 이별을 위해 아무 합의 없이 떠나는 ‘노딜(no deal)’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브렉시트 온건파로 꼽히는 데이비드 고크 법무부 장관, 로리 스튜어트 국제개발부 장관은 25일 존슨 장관의 노딜 불사 의지를 비난하면서, 노딜 브렉시트는 국익에 큰 해를 입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움직임은 존슨 전 장관이 브렉시트와 관련한 생각을 밝힌 이후 본격 점화됐다. 존슨 전 장관은 24일 스위스경제포럼(SEF)에서 연설을 통해 "합의를 하든 안 하든, 우리는 10월 31일 EU를 떠날 것“이라며 "좋은 합의를 얻기 위해서는 '노딜'에 대비가 돼 있어야 한다. 그냥 떠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딜 상황이더라도 10월 31일 EU 탈퇴를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가디언은 존슨 장관의 이 발언이 당내 브렉시트 온건파의 분노를 자극하면서, 존슨 정부 수립을 저지하기 위한 세력이 응집할 태세라고 지적했다.

고크 장관은 옵서버에 기고를 통해 EU를 막무가내로 탈퇴할 경우 “포퓰리즘에 기름을 붓고 경제와 국익에 전례없는 위해를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디언은 대표적인 친EU 성향인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도 이런 주장에 지지를 표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튜어트 장관 역시 “2주 전만 해도 보리스 전 장관은 노딜 브렉시트를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노딜을 위해 나서는 것 같아 보인다"면서 존슨 전 장관을 비난했다. 그는 “노딜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면서, 존슨 정부가 출범해도 내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출마 선언 이어져··· 후보 15명 이를 수도

메이 총리가 사퇴 계획을 발표하자마자 보수당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대표 경선 출마 선언이 잇따랐다.

25일에만 맷 핸콕 보건부 장관, 앤드리아 레드섬 전 하원 원내총무, 도미니크 랍 전 브렉시트부 장관이 출사표를 던졌다. 존슨 전 장관과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 에스더 맥베이 전 고용연금부 장관, 로리 스튜어트 국제개발부 장관도 이미 공식적으로 당 대표 경선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차기 당대표 경선에 최대 15명이 뛰어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지금까지는 존슨 후보가 가장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설문조사업체 유고브가 이달 앞서 보수당원 약 9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존슨 후보는 39% 지지율로 2위인 랍 전 장관(13%)을 크게 앞섰다. 둘의 양자대결에서도 59% 대 41%로 승리가 점쳐졌다.

당내 중도파에 속하는 앰버 러드 고용연금부 장관은 당대표 경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존슨 전 장관에 대한 지지 의사를 시사했다. 존슨 전 장관의 노딜 추진을 두고 우려가 적지 않지만, 그가 당 대표를 맡아야 차기 총선에서 보수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보수당은 규율에 따라 보수당 의원들이 득표수가 적은 후보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최종 후보 2명을 고른다. 그 다음엔 후보 2명을 두고 전국 12만명에 달하는 보수당원이 우편투표로 최종 대표를 선출한다. 의원내각제인 영국에서는 여당 대표가 총리에 오른다. 보수당은 7월 말까지 당대표 선출을 마무리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때까지 메이 총리가 임시 총리로 국정을 수행할 예정이다.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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