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PUS & ACADEMY]다품종 소량생산…틈새시장 노리는 ‘학교기업’ 뜬다

윤상민 기자입력 : 2019-05-26 13:47
햄·고추장 등 식용품서 화장품·가야금·암검사까지 다양 대학, 제품 판매로 재정확보…기업, 대학 등에 업고 홍보 쏠쏠 교비로 직접 운영·산학협력단 통한 지원…전국 200여곳 훌쩍
21세기 들어 학문의 상아탑에 머물러 있던 대학 역할이 산업현장, 기업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학교기업이다. 학교 교비로 직접 운영하거나 산학협력단을 통해 지원하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우수한 학교기업들은 2003년부터 교육부 ‘학교기업지원사업’으로 재정지원을 받기도 한다.

학교기업 수는 대학·전문대·특성화고 등에서 2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수진 노력과 학부생들 실험으로 태어난 제품을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품목은 햄·고추장 같은 식용품에서 화장품, 가야금, 종자검사까지 매우 다양하다. 다품종 소량생산방식이다. 대기업이 투자하지 못하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셈이다.

학교기업은 대학과 기업 모두에게 ‘윈윈’이라는 평이다. 대학은 십수년째 등록금 동결로 재정이 어려운 시기에 학교기업 제품 판매로 재정확보에 쏠쏠한 보탬이 된다. 학교기업 입장에서는 대학 이름의 후광을 입은 제품들이 소비자 신뢰를 받아 홍보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전북대 캠퍼스 내 ‘해미야미’ 직영판매점[사진=전북대 홈페이지]

◆전국 5대 우량 학교기업 선정된 전북대 ‘해미야미’, 약고추장 개발한 전주대

전북대 학교기업인 전북대햄 ‘해미야미’는 지난 2015년 교육부가 선정하는 전국 5대 우량 대학기업에 선정된 바 있다. 5년 국고지원을 받고 자립화의 길을 걷고 있는 전북대햄은 친환경 식육가공품을 생산한다.

2004년 설립 이후 해썹(HACCP) 인증을 받은 햄·소시지·베이컨 등 제품을 800여 전국 친환경식품매장에 납품하고 있다. 전주를 대표하는 '바이전주상품'에 선정됐고, 교육적 공로도 인정받아 2010년 10월에는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도 수상했다.
 

전주대 약고추장 제품[사진=전주대 홈페이지]

대학 구성원들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발전한 학교기업도 있다. 전주대 ‘궁중약고추장’ 이야기다. 조선시대 수라상에 오르던 순창 전통 고추장비법을 재현해 전통 옹기에 자연숙성시킨 고추장에 꿀·쇠고기·배즙·참기름 등 천연재료를 첨가했다. 2008년 제3기 학교기업지원사업에 선정됐다. 한식조리학과를 비롯한 연계전공 학생들은 제품 생산부터 품질관리, 경영, 유통, 회계까지 실무능력을 향상시키는 현장실습을 경험하고 있다.

◆숲으로 체험활동 사업하는 강원대 에코포리스트

강원대 학술림을 활용한 학교기업인 에코포리스트는 숲을 활용한 각종 산림사업과 산림부산물을 이용한 소득은 물론 그린투어리즘 등의 체험학습과 각종 교육사업을 벌이고 있다. 교육과 수익사업을 겸하고 있는 에코포리스트는 학술림에서 생산되는 1차 산물을 가공, 기획을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강원대]

이를 위해 산학연을 중심으로 수익형 재배품목 발굴, 농가 기술이전 등 활발한 사업도 수행하고 있다. 또 에코포리스트는 청소년녹색체험교육, 숲사랑교실 등 숲을 통한 현장체험학습활동을 지역사회 구성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교육부의 ‘학교기업지원사업’에 선정됐다가 자립에 성공하기도 했다.

◆한방화장품으로 세계시장 개척하는 대구한의대·원광대

1980년 개교한 대구한의대는 정체된 한의학의 새로운 활로를 한방화장품에서 찾았다. 한의학은 비과학적이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한방화장품 관련 전공을 개설했고, 대학 내 연구시설과 생산기반을 갖춘 학교기업 ‘기린허브테크’를 2004년 설립했다. 자체 브랜드를 론칭하고 한방화장의학 산학연계를 지속적으로 펼쳐가고 있다.

기초화장품 세트, 비비크림 등 기능성화장품부터 샴푸·비누 같은 생활용품까지 한방을 접목한 제품들을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시장 개척으로 학교기업 수익모델을 구축했다는 평을 받는다.
 

원광대 학교기업 원네이처에서 현장실습 중인 학생들.[사진=원광대 홈페이지]

원광대 학교기업 원네이처는 2015년 설립됐다. 후발주자로 천연물 기반의 기능성 화장품과 식품을 제조해 판매하지만, 바이오분야 고가장비를 구축해 화장품·식품의 품질관리 업무도 대행한다. 교육부 선정 진로체험인증기관으로 지역 중고생에게 진로체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제1호 학교기업지원사업 선정 기업…경희대 ‘경희보감’

경희대 한방재료가공 학교기업 ‘경희보감’은 2004년 교육부의 학교기업지원사업에 선정된 제1호 학교기업이다. 교육부의 지원으로 시작했지만 현재 학교기업 자체재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표 제품은 홍삼·녹용·오가피 등을 주원료로 한 건강기능식품이다. 액상제품과 환제품으로 구분해 생산하고 있으며 미용제품인 한방 비누도 판매한다.
 

경희대 학교기업 경희보감 사이트[사진=경희대 홈페이지]

매출액이 증가하면서 자립에 성공했고, 수익은 장학금과 교육에 고스란히 재투자되고 있다. 교비로 운영되는 학교기업이므로 등록금과 함께 투명하게 회계를 운영한다는 평이다.

◆가천대, 의대·병원 특성 살려 방사성의약품 제조하기도

2012년 출범한 가천대 GRP센터는 방사성의약품을 제조한다. 방사성동위원소를 생성하는 ‘싸이클로트론’ 기기를 사용한다. 암 진단, 알츠하이머·파킨슨·뇌질환·뇌종양 연구에 이용되는 의약품을 생산해 판매한다.

가천대 GRP센터는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대학과 특정 부분이 맞아떨어졌다는 평이다. 학생들의 실습 위주 현장교육과 교수들 연구에 활용되며, 새로운 방사성의약품 연구개발로 핵의학 분야에 기여하고 있다. 게다가 일반 보편적 업종이 아니기에 특화된 학교기업 현장실습 장점이 잘 발휘될 수 있다.

◆대중용 국악기 연구·생산·보급하는 중앙대 ‘아리’

국악기의 실질적 수요에 최적화된 교육·대중용 국악기를 연구·개발하고 생산·보급하는 학교기업도 있다. 2013년에 설립된 중앙대 산학협력단의 ‘아리(Ari)’는 비싼 악기 비용, 유소년 체격에 맞지 않는 악기가 국악을 배우는 데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아리가야금[사진=중앙대 홈페이지]

현재 과학적 개량을 거쳐 아이들 체형에 맞춘 아리가야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또 부들을 없애 손쉽게 조립과 조율이 가능하다. 부들은 거문고나 아쟁 등 현악기 줄을 악기 끝에 매기 위해 푸른 물감을 들여 꼰 끈이다. 악기 제조 외에도 교육 수요와 예술 강사를 연결하거나 공연 기획 등의 문화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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