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딜'이냐 '뉴딜'이냐..메이 이후 英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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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9-05-24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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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메이 총리 후임에 '브렉시트 강경파' 보리스 존슨이 선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혼란을 마무리짓지 못한 채 결국의 사퇴를 선택했다. 메이 총리의 후임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EU와 단호한 결별을 원하는 브렉시트 강경파가 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EU와 합의없이 탈퇴하는 ‘노딜(no deal) 브렉시트’가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B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집권여당 보수당은 메이 총리가 내달 7일 사퇴하면, 그 다음 주인 10일부터 곧바로 신임 대표 선출에 공식 돌입할 예정이다. 후임 당대표는 총리직을 자동으로 승계하며, 후임이 결정될 때까지 메이 총리가 임시 총리로서 국정을 운영하게 된다.

보수당 지도부는 7월 말까지 당대표 선출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누가 되느냐에 따라 영국의 EU 탈퇴 방향이 결정된다.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 에스더 맥베이 전 고용연금부 장관, 로리 스튜어트 국제개발부 장관이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고, 출마를 고려하는 이들도 1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 사지드 자비드 내무장관,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도 후보로 거론된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는 존슨 전 장관이다. 일간 더타임스가 조사업체 유고브에 의뢰해 이달 10∼16일 보수당원 85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존슨 전 장관은 39%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대표적인 브렉시트 강경파인 존슨 전 장관은 그동안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비판하면서 EU와 재협상을 요구해왔다. 이른바 ‘뉴딜(new deal)’이다. 존슨 전 장관은 재협상이 안 되면 노딜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힌 적도 있다.

물론 존슨 전 장관이 메이 총리의 후임이 되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그가 아니더라도 브렉시트 강경파가 새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외신의 중론이다. 10월 31일 영국의 EU 탈퇴일까지 영국과 EU의 갈등이 첨예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유고브 설문에서 13%로 2위를 차지한 도미니크 랍 전 브렉시트부 장관도 존슨 전 장관 못지 않은 강경파에 꼽힌다. 

블룸버그통신은 메이 총리 사퇴로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면서, 영국 의회는 지금까지 노딜 브렉시트에 반대 입장을 표했지만 새 정부가 노딜을 밀어붙일 경우 이를 차단할 마땅한 장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경우 노딜만은 피하자고 주장했던 영국 재계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 또 영국 증시와 파운드화 급락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파운드가 연중 최저점을 찍으며 약세를 보인 것도 이런 우려를 미리 반영해서다.

영국 재계는 당장 브렉시트 교착상태를 해소할 계획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애덤 마셜 영국 상공회의소 의장은 24일 성명을 내고 “다우닝 스트리트(총리 관저) 주인이 누가 되건 시간은 흐르고 있다. 신임 총리는 EU로부터 어지럽고 무질서하게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JP모건은 지난주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을 15%에서 25%까지 높여잡았고, BNP파리바는 23일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을 40%로 제시했다. 앞서는 20%로 봤었다.

블룸버그는 영국이 노딜을 향해 갈 경우 의회가 정부 불신임 투표를 통해 노딜을 제어하거나 제2 국민투표를 통해 결정할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다고 전했다. 영국의 브렉시트 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24일(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총리가 당대표 사퇴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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