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SK텔레콤이 누구도 엄두 못낸 선미촌을 지원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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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리 (전주) 기자
입력 2019-05-2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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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주시 저개발 지역 도시재생 프로젝트에 민간기업 유일 참여

  • 선미촌 예술촌 건립과 신도시 개발에 시너지 역할 ‘톡톡’

“저개발지역에 대기업이 투자한다? 아무리 좋은 취지라도 모두가 꺼렸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유일하게 도시재생사업에 주목하면서 세간의 인식이 변했습니다. 이제 선미촌은 예술촌 건립과 신도시 개발로 인해 전에 없던 변화를 맞고 있습니다.” (임청진 전주시청 도시재생과 서노송예술촌팀장)

23일 오전 9시 전주시 완산구에 위치한 서노송동 일대(선미촌). 낡은 집들은 주인 없이 텅텅 비어있고, 사람들은 종적을 감춘 거리로 ‘생기’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선미촌은 전주의 대표적 도시 발전 소외 지역이다. 이곳은 저녁만 되면 붉은 등이 화려하게 빛나는 성매매집결지로 변신해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이 늘 자리하던 동네이기도 하다.
 

전주시 완산구에 위치한 서노송동 일대.[사진=SK텔레콤]


이러한 선미촌을 전주시가 앞장서 도시활력증진구역(11만㎡)으로 지정하고 2014년부터 ‘예술촌’으로 만들겠다고 나선 가운데, 대기업인 SK텔레콤이 힘을 보태고 있다.

SK텔레콤이 전용 면적 337.1㎡(102평) 규모의 SK텔레콤 전주지점의 남는 공간을 활용해 청년 작가들의 전시 공간인 ‘청년 갤러리’를 연 것이다.

선미촌 인근에 위치한 SK텔레콤 전주지점은 일 평균 100명이 넘는 고객이 찾는 곳이다. 다양한 통신 업무로 고객이 몰리는 점심시간 이후에는 대기고객이 발생하기 마련인데, 고객이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게 갤러리 관람이라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통사 유통망의 업무공간을 갤러리로 꾸미는 이번 사업은 지역 예술가들에게도 전시 기회를 제공한다. 한편으론 민간기업이 도시 재생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대기업이 성매매집결지에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경우는 유례를 찾을 수 없다.
 

SK텔레콤 전주지점에 오픈한 '청년갤러리'.[사진=SK텔레콤]


이번 프로젝트에 SK텔레콤과 함께 참여한 사회적기업 위누 관계자는 “성매매집결지에 지원한다는 우려에도 불구, 지역사회와 연계하겠다는 SK텔레콤의 사회공헌 의지가 강했다”며 “결과적으로 대기업의 발상의 전환이 더 좋은 평가를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주지점은 서노송동에서 예술가 책방 ‘물결서사’를 운영하고 있는 청년 예술인 7인의 시·성악·영상·서양화 등 다양한 문화예술분야 작품을 전시했다. 이밖에도 SK텔레콤은 2000만명이 넘는 고객들에게 발송하는 요금청구서에 청년갤러리에 참여하고 있는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며 예술가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이미선 SK텔레콤 전주지점 부지점장은 “선미촌이 재생사업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SK텔레콤이 연계 사업을 해 지점을 관리하는 입장에서도 고객의 편의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전주지점에 오픈한 '청년갤러리'.[사진=SK텔레콤]


이번 전시는 8월 2일까지 이어진다. 이후 다방면의 문화예술 콘텐츠를 지속 선보일 계획이다. 향후 청년갤러리는 인천, 전주에 이어 부산 지역에도 생길 예정이다.

임청진 서노송예술촌팀장은 “지금까지는 선미촌을 예술촌으로 변모시키기 위해 건물만 매입하고 리모델링에 그쳤지, 가시적인 변화는 없었던 게 사실”이라며 “기업 이미지 차원에선 접근하기 힘든 이번 프로젝트에 ICT 대표기업인 SK텔레콤이 참여함으로써 지역 경제가 살아나는 계기가 됐다. 전주시도 이 시너지를 활용해 다양한 문화예술 공간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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