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애국주의 확산…”아이폰 꺼내면 창피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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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19-05-2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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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웨이에 밀려 중국서 고전 중인 애플, 타격 불가피

  • 화웨이 판매량 늘고 애플 급락..."장기화 가능성 커"

[사진=웨이보 캡처]

#10년 가까이 애플 아이폰을 사용해온 중국인 왕즈신 씨는 최근 휴대폰을 화웨이 P30으로 교체했다. 아이폰에 비해 가성비가 좋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최근 화웨이 휴대폰 사용을 지향하는 중국 내 분위기도 영향이 컸다.

#베이징의 한 국영 통신사에서 일하는 샘 리씨도 최근 휴대폰을 화웨이로 바꿨다. 그는 “요즘 회사 간부들이 모두 화웨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주머니에서 아이폰을 꺼내는 건 창피한 일”이라고 말했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서는 애플 아이폰의 판매가 급격하게 둔화하고 있다. 지난해 애플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9.1%로 5위를 기록했는데, 올해 1분기 점유율은 7%대까지 떨어졌다. 한때 점유율 20%를 넘어 부동의 1위를 기록하던 때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반면 화웨이의 휴대폰 판매량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화웨이 휴대폰 판매량은 총 2억600만대였으며 이 중 1억500만대가 중국에서 판매됐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6.4%였다.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애플과 화웨이의 운명이 엇갈린 건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으로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애국심이 고취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미국이 또다시 화웨이를 압박하면서 이 같은 현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IDC 아시아태평양의 키란지트 카우르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화웨이 거래제한 조치는 중국 소비자들의 화웨이 사랑을 더욱 키웠다”며 “그 결과 애플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애플의 연 매출에서 중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7%에 달하는데 올해는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 2019 회계연도 2분기(올해 1~3월) 애플의 중국시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IHS마킷의 제이커 리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중국시장 점유율이 계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치적 이슈를 제쳐 두고라도 애플의 제품력과 가격 전략도 점유율 하락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6일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수출제한 리스트(Entry List)’에 올렸다. 미국 기업들은 연이어 화웨이와 거래 중단을 발표했다. 다만 거래중단 시행 시기는 프로그램 업데이트 등을 위해 8월 중순으로 90일 연기됐다.

20일에는 스마트폰 운영체제 공급업체인 구글이 화웨이에 오픈 소스 라이센스 제품을 제외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및 기술 지원 제공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다음날 구글이 화웨와 거래 중단을 유예했지만 시장에서는 화웨이가 차기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 대신 자체 운영체제(OS)를 탑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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