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시총 29조원 달했던 동영상 기업 러스왕 상장폐지 수순 밟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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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19-05-1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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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웨팅 창업자 문어발식 경영 발목잡아

  • 2017년 부터 수 차례 위기... "예고된 '몰락'"

중국 최대 동영상 서비스업체 러에코의 핵심 상장사 러스왕(樂視網·LeEco)이 상장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한때 중국의 ‘넷플릭스’로 불리며 승승장구했던 자웨이팅(賈躍亭) 러스왕 창업자의 ‘10년간의 신화’가 막을 내린 것이다.

러에코는 지난 2010년 선전증권거래소 창업판에 러스왕이란 종목명으로 상장한 이후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사명을 러에코로 바꿨다. 현재 기업명 러스왕은 러에코의 모체이자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전담하는 핵심 자회사를 말한다.
 

자웨팅 러스왕 창업자 [사진=바이두 캡쳐]

◆선전거래소, 러스왕 거래 중단 발표… 상장폐지 수순

13일 중국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중국 선전증권거래소는 10일 장 마감 후 공고를 내고 다음 거래일 부터 러스왕의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을 대표하는 동영상 스트리밍업체로 승승장구한 러에코는 한때 시총이 1700억 위안(약 29조200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스마트TV, 콘텐츠, 스마트폰, 스마트 자동차까지 영역을 무리하게 확장하다가 자금난에 봉착했다. 룽촹중국(수낙차이나)이 거액을 투자하면서 파산을 면하고 자웨이팅 창업자가 러스왕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등 변화가 있었지만 결국 회생에 실패했다. 당연히 투자자의 외면도 받았다.

실적도 참담한 수준이다. 지난해 러스왕은 40억9600만 위안의 적자를 냈을 뿐 아니라 서비스 관련 사업자의 부채가 33억 5500만 위안에 달했다. 장·단기대출 규모 5억5500만 위안, 기타 부채 33억 위안 등 어마어마한 빚더미에 앉아있는 상황이다.

10일 열린 ‘2018년 러스왕 실적 설명회에서 류수칭(劉淑靑) 러스왕 최고경영자(CEO)는 “러스왕 거래 중단 후 증권거래소가 상장 폐지 결정을 내리면 러스왕 주식은 중국 중소기업 주식양도 절차에 따라 주식을 양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거래 중단이 결국 상장 폐지 수순을 의미한다는 셈이다.

◆예고된 ‘몰락’… 자웨팅 문어발식 경영에 발목 잡혀

중국에서는 러스왕의 ‘몰락’은 이미 예견돼왔다는 분위기다. 자웨팅의 무리한 문어발식 사업확장으로 2년전부터 위기에 놓여있었기 때문이다.

자웨팅은 스마트폰과 전기자동차, 스포츠 방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를 감행해왔다. 2016년 6월 스마트폰 제조업체 쿨패드를 인수했고, 7월 미국의 TV업계 2위 비지오(Vizio) 인수를 추진하는 등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펼쳐왔다. 당시 자웨팅은 검정색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애플에 도전장을 내밀어 중국의 ‘스티븐 잡스’라는 별명이 생기기도 했다.

그러나 회사의 재무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무모한 차입으로 문어발식 확장에만 집중한 그는 2017년부터 회사를 자금난에 시달리게 했다. 결국 그해 5월 자웨팅은 러에코 CEO 자리에서 물러났고, 뒤이어 7월 러스왕 회장직에서도 물러났다. 2004년 창업한 러에코의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해 말 채무불이행 명단에 이름을 올린 자웨팅은 은행예금 130망 위안과 러스왕의 주식 10억주를 압류 당했다.

결국 러스왕은 증권시장에서 거래가 중단됐고 수낙차이나의 쑨훙빈 회장 긴급 자금 수혈로 지난해 초 9개월만에 복귀했지만 회생 불가능 판정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러스왕'은 껍데기만 남을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전망됐는데 이제 그 예상이 실현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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