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합의 깼다"...트럼프 한마디 亞증시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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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문은주 기자
입력 2019-05-0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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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스피 3.4%↓, 원달러 10.4원↑....워싱턴 담판 촉각

"중국이 합의를 깨뜨렸다."

'관세맨(Tariff Man)'으로 돌아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성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또다시 공포에 사로잡혀 요동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패너마시티비치 유세에서 미·중 무역협상이 틀어진 건 중국이 합의를 깼기 때문이라며, "중국이 우리 노동자들을 기만하고 우리의 일자리를 훔쳐가는 행위를 멈출 때까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오전 연방관보 사이트를 통해 10일 0시 1분(한국시간 10일 오후 1시 1분)부터 연간 20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물리는 추가 관세율을 10%에서 25%로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일 트위터에서 예고한 대로다.

중국이 미국의 추가 관세인상에 즉각 보복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워싱턴 DC에서는 9일 미·중 고위급 대표단이 폭탄관세 전면전 재개 여부를 가를 최후 담판에 돌입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연합뉴스]


비관적인 협상 전망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8일 미국 뉴욕증시가 보합권에서 혼조세를 보이며 선방했지만, 아시아 주요 증시는 이튿날 일제히 큰 폭으로 떨어졌다. "중국이 합의를 깼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맞물린 비관론이 영향을 미쳤다.

당사국인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48% 추락하며 8일에 이어 이틀째 1%가 넘는 낙폭을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주에 중국 본토 증시에서 외국인이 홍콩증시 교차 거래를 통해 순매도한 금액이 하루 38억 위안(약 6561억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선전-홍콩 증시 교차거래(선강퉁)가 시작된 2016년 말 이후 최대 규모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0.93%, 홍콩 항셍지수는 2.39% 내렸다. 코스피가 3.04% 추락한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4원 오른 1179.8원을 기록했다. 종가 기준으로 2017년 1월 이후 약 2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미국과 중국이 다시 전면적인 무역전쟁에 돌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안전자산인 달러 값을 띄워올린 결과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일본 엔화 값도 일주일 새 1.65% 뛰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간판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신 보고서에서 미국과 중국이 이번 협상에서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이 낮다고 관측해 투자자들의 우려를 부추겼다. 이 은행은 미국이 10일 대중 추가 관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이틀 만에 40%에서 60%로 높여잡았다.

시장에서 우려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미국과 중국이 폭탄관세 싸움을 재개하면서 협상이 끝내 결렬되는 경우다. 이는 세계 양강(G2)이 전면적인 무역전쟁을 치르는 걸 의미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면전을 치르면 연간 국내총생산(GDP)이 각각 0.6%, 1.5%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도 이 충격에서 벗어날 수 없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다만 시간이 좀 걸릴 뿐, 미국과 중국이 궁극적으로는 협상테이블에 복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재선을 바라고, 중국은 미국과의 전면전에서 더 큰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영국 경제분석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중국 GDP에서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2%지만, 미국 GDP에서 대중 수출은 0.6%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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